다양한 샷 환경요인에 대한 정확한 인지능력 훈련

▲타이거 우즈가 바람을 체크하는 모습(좌)과 발이 높은 경사면에서 샷을 하는 모습(우)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골프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환경요인들이 있다. 홀마다 형성된 여러 장애물, 잔디의 종류와 상태, 골프장이 위치한 고도, 온도와 습도, 그리고 바람의 세기와 방향 등.  

이 가운데 '바람'과 '공이 놓인 경사'는 18홀을 경기하며 매 홀, 매 샷 마다 체크하고 계산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일관성 있는 스윙을 가진 투어 선수들의 골프 경기는 '핀과 더 가까운 곳에서 퍼팅을 하기 위한 거리 맞추기 게임'이라고 정의해도 될 만큼 샷 거리를 계산하고 거기에 맞는 클럽을 선택하는 문제가 경기 결과를 좌우하는데 중요하다. 

경기에서 코스 장애물은 고려하지 않더라도, 핀까지의 직선거리에 공이 놓인 상태(오르막, 내리막, 평지, 디봇 등)와 잔디의 상태(종류, 길이 등), 그린의 고저 환경을 인지하여 확인된 직선거리에 얼마의 거리를 더하거나 빼야 할지를 보정하는 것은 수없이 많이 해온 당연한 루틴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에 얼마나 신중했고 보다 높은 집중력을 유지했는지가 모여서 경기력의 큰 영역을 차지한다는 것을 새삼 강조하고 싶다.

특히 공이 놓여 있는 경사 정도는 출발 각과 탄도를 바꾸기 때문에 많은 거리의 편차를 유발할 수 있다. 

바람이 없는 조건이라도 공이 놓인 경사도와 클럽의 로프트 각도, 스윙의 형태(스핀) 등 3가지 요소가 어떻게 조합되는가에 따라서 무수히 많은 탄도, 물리학적 궤적이 발생한다. 

여기에 바람이라는 환경적인 요인이 추가되면 공이 운동하는 궤적은 훨씬 더 복잡해 질 수밖에 없고 핀을 공략하기 위한 거리를 산출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모든 환경조건이 좋아 바람만을 고려한다 해도,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정확히 인지하고 거리에 반영하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린 쪽의 바람과 페어웨이에서 느끼는 바람이 다른 경우도 얼마든지 있고, 뒤에서 부는 바람이나 맞바람이 아닌 불규칙한 형태로 방향이 바뀌거나 나무로 둘러싸인 홀 주변에서 생기는 회오리 바람 등이 공의 탄도와 거리에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①핀과의 거리에 따라, ②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그리고 ③자신의 구질에 따라 실수 없는 핀 공략의 거리를 산출하는 데 있어 샷 환경 상황을 고려한 '보정 거리 α'는 경기 결과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선수의 숨은 경기력이다.

물론 α의 폭을 줄이기 위해서 기술적인 샷을 구사 할 수도 있겠다. 
비행하는 공이 떠있는 체공 시간에 따라 바람의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체공 시간이 길지 않은 샷을 구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샷은 탄도가 낮고 속도가 빨라서 핀에 근접해서 정지시키기 어렵고, 구르는 거리가 길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기술적인 샷을 구사하거나 보정 거리를 산출하든, 선수들은 감각적으로 다양한 환경 상황을 염두에 두고 클럽을 선택한다. 

또한 어떤 샷을 해야 할지를 결정하는데 있어 본인이 그동안 구축해온 '경험적 DB'를 검색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다만 선수마다 구축한 경험적 DB의 우수성은 다를 수 있다. 

타이거 우즈와 같은 최고의 선수는 남들보다 정확한 샷 환경인지 능력과 함께 핀 공략에 필요한 ±α의 거리를 효과적으로 산출하여 보정하는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이 머릿속에서 잘 작동된다고 보아야 한다. 

비록 선수의 환경 인지능력이 과학적인 센서처럼 정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컴퓨터와 같은 체계적인 알고리즘이 없다 해도 인간의 경험적 DB를 통해 구축된 감각적인 골프의 알고리즘은 성능 좋은 컴퓨터에 탑재한 인공지능을 통해서도 구현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오직, 경기력이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골프 경기의 환경요인에 대한 섬세하고 정확한 인지능력을 훈련해야 하며, 환경요인에 따라 핀까지 계측 거리에±α의 거리를 결정하는 자신의 알고리즘을 뒷받침하는데 바람직한 경험적 DB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 지향적인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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