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감을 이겨내는 내적 경기력

▲LPGA 투어 2019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세영 프로. 사진제공=Gabe Roux/LPGA




[골프한국] 김세영 선수의 경기를 보면 그 어느 선수보다 극적인 드라마가 많다.  

2013년 6회 롯데마트 여자오픈 경기 최종일 마지막 홀에서의 이글 역전 우승을 시작으로 2015년 LPGA 투어 연장에서의 믿기 어려운 샷 이글과, 2018년도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서 72홀 역대 최저 타수 31언더파 우승 등 확률적으로 매우 희박한 행운이 유독 한 선수에게 몇 번씩 일어나는 것은 왜일까? 

2019년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2라운드의 11언더파 코스 신기록과 함께 같은 해 LPGA 최고의 상금이 걸린 CME 대회에서 또 한 번의 18번홀 장거리 우승 퍼팅을 보면서 그간의 우승은 행운이 아니라 김세영 선수가 가진 내적 경기력(Inner Power)이 얼마나 견고 한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결정적인 순간에 이들 샷이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프로선수들의 경우, 2019년 시즌 PGA 투어에 총 38번의 홀인원이 있었고 LPGA는 28번의 홀인원이 있었다. 

시즌 경기수가 PGA 49번, LPGA 33번의 경기수를 근거로 선수가 어떤 경기에서 홀인원 할 확률을 약식으로 계산해보면, PGA는 0.039%, LPGA는 0.042% 정도이다. 보통 이런 정도의 확률에서 무엇을 이루면 우리는 그것을 기적이라고 말한다. 연합뉴스 기사를 참고하면 2018년 우리나라 낙뢰가 7월에만 18만번이고 전국에 31만번 쳐서 4명이 사상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것은 0.0013% 정도 확률이다. 7월에 우리 국민이 낙뢰에 맞은 확률운 0.0022% 정도인 셈이다.

2015년 김세영 선수의 샷 이글은 홀인원보다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적어도 번개 맞을 확률을 현실로 바꾼 초능력이 아닐까?

물론 선수의 경기력 수준에 따라 확률이 달라지겠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샷은 상황이 좋은 조건에서의 샷이라 해도 만족한 결과를 얻을 확률보다는 실수를 할 확률이 더 높을 수 있다.  

확률의 게임이기도 한 골프에서는 어떠한 기적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고, 명확한 것은 중요한 순간에 발현되는 선수의 내적 수준은 경기력의 확률에 작용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여겨진다.  

아직도 스포츠운동심리학에서 긴장감, 집중력, 자신감 등의 요인이 운동 제어에 관여하는 생물학적 매커니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증연구는 거의 없지만 골프경기에서 결정적 순간에 작용하는 집중력과 자신감, 창의성의 수준이 1류와 2류 선수를 규정하는 요인이 아닐까 한다.  

경기중 이러한 압박감을 이겨내는 일반화된 방법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검증된 훈련 방법도 없으며, 최고의 골퍼가 되기 위한 최종 과제는 온전히 선수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김세영 선수가 만드는 기적은 온전히 자신이 극복하고 만들어 가는 내적능력의 수준에 있다고 본다. 

만일 김세영 선수가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다면, 모든 출전선수에게 긴장감이 가장 높은 대회인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는 김세영 선수가 될 거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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