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칼럼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먼 옛날 프로메테우스가 사람을 만들면서 자루 두 개를 어깨에 매달도록 했다. 자루 하나에는 타인의 결점을 넣어 어깨의 앞쪽에 걸었고, 다른 하나에는 자신의 결점을 넣어 뒤쪽에 매달았다. 그 결과 사람들은 남들의 결점이 든 자루는 잘 보지만, 자신의 결점이 든 자루는 보지 못하게 되었다.’(이솝우화 중에서) 

대부분의 골퍼들이 나름대로 골프파트너를 분류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함께 라운드하기 편한 파트너와 거북한 파트너를 가린다. 많은 요건들이 기준으로 작용하겠지만 크게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장점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와 단점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다. 

장점을 기준으로 삼는 골퍼는 상대방으로부터 무엇인가 배울 게 있으면 파트너로 삼는 것을 개의치 않는 특성이 있다. 이런 골퍼는 상대방에게 많은 단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장점만을 찾아낸다. 대개 성공적인 골퍼일 경우가 많다. 

단점을 기준으로 삼는 골퍼는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으면 기량과 관계없이 파트너 삼기를 기피한다. 이런 골퍼는 상대방이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단점을 찾아내 함께 라운드하기를 꺼린다. 이 경우 상대방으로부터 배울 기회를 놓쳐 기량 향상이 더디고 재미도 덜 느낄 수밖에 없다. 

이솝우화에서 보듯 인간이란 원래 자신의 결점보다는 남의 결점을 먼저 보게 돼 있다. 특히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골프장에서는 남의 사소한 결점이 확대되어 신경을 거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골프장에서야말로 남의 장점 찾기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 모든 파트너로부터 무엇인가 배우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겸손한 골프를 할 수 있고, 경쟁심에서 벗어나 평상심의 골프를 할 수 있다. 기량이나 매너에서 자신보다 못한 골프라도 무엇인가 내게 없는 장점 하나는 갖고 있다. 최악의 경우 ‘나는 저런 결점투성이의 골퍼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은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동서양의 경전은 이렇게 가르친다.
‘왜 너는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느냐.’(마태복음 7장3절)
‘남의 허물 보기는 쉽지마는 제 허물은 보기 어렵다. 남의 허물은 쭉지처럼 까불어 흩어버리면서 제 허물은 투전꾼이 주사위 눈 속이듯 감춘다’(법구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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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방민준의 골프세상'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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