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피라미드.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헤드 업 하지 마라!’
처음 골프채를 잡은 뒤부터 놓을 때까지 평생 잊지 말아야 할 골프의 절대 지침이다.
 
삼성그룹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이 당대 최고의 골프황제인 잭 니클라우스를 안양CC로 초대해 라운드하면서 마지막 18홀에서 장갑을 벗으며 어렵게 들은 ‘한 마디 가르침’ 역시 ‘헤드업 하지 마라’였다. 

헤드업은 골프채를 잡은 사람들의 영원한 화두다. 아마추어든 프로든, 구력이 몇 개월이 되었든 50년인 지났든 이 화두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문제는 머리로는 헤드업을 하지 말아야 하는 까닭을 이해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래서 많은 골퍼들이 스윙할 때마다 헤드업을 막기 위해 자기 나름의 비방(?方)을 마련하기도 한다.
티샷하기 위해 어드레스를 한 뒤 ‘머리 박고 쳐’라는 주문을 외우는 사람도 있고 골프화의 콧등에 붉은 사인펜으로 ‘Baga’라는 글씨를 써놓고 주의하는 사람도 있다. ‘Baga’는 머리 들지 말고 처박아라는 뜻이다. 

필자는 낚싯바늘이 정수리와 코에 걸려 있다는 이미지로 큰 효과를 보고 주위에 권한다. 낚싯바늘 하나는 코에 꿰고 줄은 바닥에 고정시키고, 또 하나는 정수리에 바늘을 걸고 줄은 천장에 고정돼 있다고 생각하고 스윙하는 방법이다. 머리를 들거나 주저앉거나 좌우로 움직이면 코와 정수리가 찢어지기에 머리를 고정하는 효과가 탁월했다.
끝까지 볼을 보라고 가르치기도 하는데 머리가 움직이면서도 눈을 돌려 볼을 볼 수 있으므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헤드업을 하지 않으려면 헤드업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알 필요가 있다.

헤드업은 단순히 머리를 드는 동작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골퍼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머리를 드는 동작이기 때문에 헤드업을 강조한 것일 뿐이다.
‘Fix head’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로리 맥길로이는 최고의 골프 스윙으로 유명하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는 축의 운동이다. 스윙할 때 대문자 Y를 뒤집어놓은 자세의 정점에 머리가 놓인다. 몸의 중심 회전축을 지키려면 머리가 전후좌우는 물론 상하로도 움직이면 안 된다.
머리만 고정한다고 헤드업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허리를 펴거나 굽히고, 무릎을 펴거나 굽혀도 헤드업 혹은 헤드다운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쉽게 말해 머리는 스윙 축의 중심점이자 정점(頂点)이다. 

4,000~5,000년 전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미스터리 투성이다. 고대 이집트 왕들의 무덤이면서 천문대 기능을 겸하고 있는가 하면 신비한 에너지를 발생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도의 수학적 지식 없인 축조가 불가능해 외계인이 간여한 구조물이란 설도 있다. 

놀라운 사실은 축조된 지 4,000~5,000년이 지난 피라미드가 거의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사각형 바닥과 4개의 삼각형이 결합한 사각뿔 모양의 피라미드는 보기에도 최고의 안정성을 느낄 수 있지만 전문가들도 기하학적으로 완벽한 5면체로 인정하고 있다. 어떤 외부의 힘에도 중심을 잃지 않는 구조다. 피라미드가 그 형태를 온전히 유지하는 비밀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피라미드에서 골프의 지혜를 찾아보자.

피라미드의 맨 위 꼭지는 인간의 스윙 동작으로 치면 바로 머리다. 피라미드의 꼭짓점이 정중앙에 위치하지 않고 어딘가로 치우쳐 있었다면 피라미드는 붕괴되고 말았을 것이다. 사원의 탑들도 맨 위 꼭짓점이 정중앙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긴 세월 버티고 서있는 것이다. 

골프 스윙에서 헤드를 고정시켜야 하는 이유를 수천 년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선 피라미드나 탑이 말 없는 웅변으로 증명하지 않는가.
피라미드나 탑을 닮은 골퍼의 자세! 머리가 번쩍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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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방민준의 골프세상'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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