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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겨울이면 연습장이 붐빌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10월 말까지만 해도 순서를 기다리는 골프 백이 길게 늘어섰는데 11월로 접어들면서 주중에는 줄이 사라지다시피 했다. 도심이나 아파트 밀집지역은 여전히 빈자리 찾기가 어렵지만 외곽으로 벗어나면 주중에는 빈자리가 많이 보인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계절적 현상이다.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은 시즌을 맞아서야 연습에 관심을 갖는다. 3, 4월이 되어 파란 잔디가 솟아나고 여기저기서 라운드 요청이 들어오면 그때야 베란다 구석에 둔 골프 백을 챙기며 “이제 슬슬 몸을 풀어볼까”하고 연습장을 찾기 마련이다.

라운드 기회가 적은 겨울철에 연습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기대 이하의 스코어가 나와도 겨울이라는 계절적 특수성을 핑계 대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봄이 되어 라운드가 잦아지면서 그때야 자신의 기량이 형편없이 퇴보했음을 깨닫는다.

그동안 연습을 게을리한 것을 후회하며 연습장을 찾지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예정된 라운드를 대비한 연습은 임기응변일 수밖에 없다. 평소의 스윙과 거리 감각을 익히는 데 약간의 도움을 줄 뿐 기량의 업그레이드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골프의 기량이란 하루아침에 끌어올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수개월, 중장기적으로는 1~2년 정도의 여유를 두고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훈련계획을 세워 연습해야 골프의 심오한 경지로 입문할 수 있는 스윙을 구축할 수 있다. 
1~2주 전 라운드 일정이 잡힌 뒤 부랴부랴 연습하는 것은 그야말로 클럽을 휘두르기 위해 몸을 푸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번갯불에 콩 볶아먹기’는 골프에선 통하지 않는다. 장기 목표를 세워 실천하기 위해선 비시즌 연습이 가장 효과적이다.

골프채를 잡은 이상 끊임없이 나타나는 새로운 목표에 끌릴 수밖에 없다. 프로같이는 아니더라도 스스로 만족하는 수준까지는 도달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난다. 진전이 없는데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에 매달리는 것도 이 같은 욕망 때문이다. 
오죽하면 연습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골프 연습하듯 공부를 했으면 고시에도 합격했을 텐데….”하고 중얼거릴까.

라운드를 나가면서 기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당장 내기를 하거나 승부를 가려야 하는 상황이라 익숙한 루틴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임기응변으로 대처는 하지만 고질병으로 굳은 습벽이 그대로 나타난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습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겨울은 획기적 골프 기량의 향상을 위한 최적의 연습 시기다. 프로선수들이 겨울이 되면 예외 없이 동계훈련에 돌입하는 것은 겨울에는 경기가 없기 때문이다. 경기가 없는 시기야말로 임기응변에서 벗어나 취약한 체력을 강화하고 잘못된 스윙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주말골퍼라고 예외일 수 없다. 평소에도 연습 기회가 적은 주말골퍼들이 겨울이라고 연습과 멀어지면 평생 골프의 업그레이드는 기대할 수 없다. 자신이 목표로 잡은 경지에 다다르기 위해선 “이번 겨울이 마지막 기회다”라고 생각하고 덤빌 필요가 있다.

이 절호의 기회를 잡아채 내년 봄에 새로운 골프의 경지를 만끽할 것인가, 아니면 편안히 지내다 매년 되풀이되는 잔인한 봄을 맞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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