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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조루보다는 지루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많은 남성들에게 조루(早漏, Premature Ejaculation)는 늘 경계해야 하거나 극복해야 할 과제다. 파트너가 오르가즘에 이르기도 전에 물총을 쏘아버리는 조루는 상대방을 실망시킴은 물론 스스로를 무력감에 빠뜨린다. 조루증세가 심할 경우 성에 대한 공포로까지 연결돼 원만한 부부관계를 방해하고 파경의 원인이 되기까지 한다.

골퍼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스윙의 조루다. 골프장에서 자주 듣게 되는 ‘쪼로’와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볼을 제대로 못 맞히고 뒷땅을 치거나 볼의 윗부분을 쳐서 볼이 낮게 굴러갔을 때 아마추어 골퍼들이 흔히 쓰는 ‘쪼로’는 어수룩하다는 뜻의 일본어 쪼로이(ちょろい)에서 온 것으로, 정확한 표현은 더프(duff)나 토핑(Topping)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스윙이란 볼을 날려 보내는데 필요한 연속된 동작이다. 어드레스(address)-테이크 백(take back)-톱 오브 스윙(top of swing)-다운스윙(down swing)-히트 스루(heat thruogh)-팔로우 스윙(follow swing)-피니시(finish)에 이르는 과정을 얼마나 물 흐르듯 부드럽고 간결하게 할 수 있느냐로 좋은 스윙, 나쁜 스윙으로 갈린다. 많은 골퍼들이 좋은 스윙을 갖고 있으면서도 비거리를 내기 위한 임팩트에 집착하면서 고질적인 병을 얻고 기약 없는 투병생활을 이어간다.

힘을 주어 볼을 세게 쳐내겠다는 생각으로 임팩트에 집착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조루다. 어드레스를 취할 때부터 양 손에 힘을 주는 바람에 스윙 자체가 녹슨 기계가 움직이듯 뻑뻑해지는가 하면 스윙 톱에서 내려오면서 힘을 주어 정작 클럽페이스가 볼을 만날 때는 이미 가격할 힘이 소진되어버리기도 한다.
클럽페이스가 양발 앞에 놓인 볼에 이르기 전에 힘을 소진하는 현상이 바로 스윙의 조루다. 정작 힘을 잘 비축해서 폭발시켜야 할 곳은 클럽페이스와 볼이 만나는 순간인데, 상당수의 골퍼들은 테이크 백 단계, 톱 단계, 다운 스윙 시작단계에서 힘의 70%이상을 소진해버린다. 자신은 임팩트를 준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자신의 보유한 파워의 20~30%만을 볼에 전달할 뿐이다.
이래서 골프에선 지루(Delayed Ejaculation)가 권장된다. 물론 발기는 잘 되는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정이 되지 않는 성관계에서의 지루와는 차이가 있지만 가능한 한 늦게, 즉 클럽페이스가 볼에 이르기까지 힘을 비축해두었다가 클럽페이스와 볼이 만나는 순간 폭발시키는 스윙이 최고의 스윙이다. 레슨프로로부터 자주 듣게 되는 '레이트 히트(late heat)' 역시 스윙의 조루를 방지하기 위한 지침이다.

스윙의 조루를 극복하기 위해선 스윙의 원리에 대한 이해와 함께 많은 연습이 필수적이겠지만 ‘스키점프’의 이미지를 갖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경사도 높은 활강대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활강대 끝에서 무릎을 펴면서 하늘로 비상하는 스키점프는 파워의 분배에서 골프의 스윙과 거의 일치한다.
활강대 출발선에서 내려올 때 인위적인 힘은 완전 배제된다.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무릎을 적당히 굽힌 자세로 중력의 도움으로 내려올 뿐이다. 비축된 힘은 가속도가 최고조에 이르는 활강대 끝지점에서 구부린 무릎을 순간적으로 펴는 동작에서 소진된다.

골프의 스윙에서도 다운 스윙 때는 제로파워의 상태에서 중력에 이끌려 클럽을 쥔 팔이 떨어지듯 내려온다. 클럽이 지면으로 가까이 오면서 가속도가 붙고 페이스가 볼과 만나는 순간 최고속도가 된다면 이상적인 스윙이다. 비축된 힘이 폭발할 시점은 바로 이 순간이다. 스윙의 지루를 터득하고 나면 골프가 달라진다.   





입력날짜 : 2012-08-10 13: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