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호스트로 나서는 타이거 우즈. 사진은 2019년 대회 때 선수로 출전한 우즈의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타이거 우즈(미국)가 3일(한국시간) 바하마 올버니 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이벤트 대회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호스트로 나선다.

지난 2월 일어난 교통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우즈는 오랜만에 공식 기자회견에 나서 그간의 재활 과정과 근황,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의 질문에 담담하게 답했다. 무엇보다 현실을 직시하고 재기하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시기상조이기만, 목표를 하는 대회가 있는가? 가령 PNC 챔피언십이나 마스터스, 디오픈 같은…'이라는 질문에 우즈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우즈는 "투어 수준의 경기에서 다시 뛰는 것이 언제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지금은 앞으로 몇몇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긴 할 것이다. 좋은 샷도 있을 것이고 실수도 할 것이다. 아마 그렇게 한동안은 할 것 같다. 예전보다 거리도 안 날 것이고, 실수도 더 많이 할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사람들은 그것을 보도 놀랄 수도 있겠지만, 다시 그런 경기에 참가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감사하고 지금 다시 골프를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언급한 우즈는 "앞으로 내가 다시 어떤 수준까지 올라가서 경기를 할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지속해서 여러분들께 내가 어떤 수준으로 발전해가고 있는지 공유하겠다"고 솔직히 말했다. 

▲사진출처=타이거 우즈의 공식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골프 스윙 영상을 캡처

최근 우즈가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짧은 스윙 영상을 보고 많은 추측들이 나왔다. 무엇보다 18홀을 소화할 수 있느냐는 것이 불투명했다. 이에 우즈는 "18홀을 전부 다 플레이했다. 하지만, 아직 선수들이 사용하는 티를 사용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즈는 이번 기자회견 전날에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와의 화상 인터뷰를 공개했는데, 거기서 '앞으로 투어에 복귀한다면, 대회 숫자를 줄일 것'이라고 했다. 그와 관련해서 '이것은 나이가 들어서 자연스럽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사고와 부상에 의해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심적으로 어려운 결정이었나'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우즈는 "쉬운 결정이었다. 예전에 허리 수술을 하고 다시 복귀했을 때와 비교하면 결정을 내리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내 다리가 예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내 허리의 상태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세월은 계속 흐르고 있고, 나도 나이를 먹고 있다. 다시 젊어질 수는 없다. 이러한 모든 것들을 고려하면, 모든 투어 일정을 소화하고, 예전처럼 다시 연습하고, 다시 재활하는 과정을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즈는 "하지만, 어제 내가 얘기한 것처럼, 벤 호건처럼 1년에 몇몇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나도 충분히 할 수 있고, 그렇게 할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다. 아마도 많은 경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투어 대회 수준의 몸 상태나 컨디션을 유지 못할 수는 있겠지만, 만약 내가 제대로 연습하고 잘 준비하면 예전에 수술하고 다시 복귀했을 때와 같이 다시 한번 우승할 수도 있고, 우승 경쟁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방법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준비가 되면 다시 경쟁에 뛰어들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금 인터뷰를 위해 앉아 있는데, 통증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우즈는 "맞다. 통증이 있다. 허리와 다리가 지금 좀 아프다"고 간단히 답했다. 

▲2021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호스트로 나서는 타이거 우즈. 사진은 지난해 12월 PNC 챔피언십 때 아들 찰리와 함께 출전한 우즈의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가족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특히 아들 찰리는 좀 더 특별하게 이 상황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아마도 아이들은 내가 건강한 모습보다 부상에 고생하고 있는 모습을 더 많이 봤을 것 같다"고 언급한 우즈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나는 허리 수술을 하고 재활을 하고 있었다. 지금 나의 모습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을 때는 그저 TV 앞에 앉아서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는 아빠의 모습일 뿐이다. 이렇게 앉아 있는 내 주변에서 아이들은 놀고 있었다. 그때는 아이들이 아주 어렸었다"고 과거 부상 때를 떠올렸다. 

이어 우즈는 "아이들이 내가 다시 골프 시합에 출전하는 것을 봤을 때, 아이들이 아주 놀랐던 것이 기억난다. 그래서 내가 마스터스에서 다시 우승했을 때가 우리 가족에게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고,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던 것이다. 그건 내 어머니와 샘과 찰리에게 특별한 순간이었다. 이러한 것들이 나에게는 일상이었고, 예전에는 흔한 순간이었으나, 아이들이 그때는 너무 어렸고, 그런 시간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우즈는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이제 다시 내가 사고를 당했고, 다시 아이들이 늘 보던 부상을 치료하는 아빠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움직이는 것도 힘든 상태 말이다. 지금은 작은 것들을 함께하고 있다. 밖에 나가서 아이들과 함께 활동을 할 수 있고, 제 딸이 축구 경기를 하는 것과 찰리가 골프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볼 수 있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내가 못 알아듣는 말을 쓰는 것을 듣고 있다. 그런 단어를 들을 때 마다 약간 놀라긴 한다"고 아빠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설명했다. 

우즈는 "내가 그리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 그런 것들을 빨리 알아채지 못하는 것 같다. 아주 앞서가는 아빠는 아닌 것 같다. 계속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의 유행이 너무 빨리 변해서 그것을 쫓아가기가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2년 세인트 앤드류스에서 열리는 제150회 디오픈 챔피언십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2021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호스트로 나서는 타이거 우즈. 사진은 2005년 세인트 앤드류스에서 열린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우즈가 플레이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타이거 우즈는 "정말 세인트 앤드류스에서 경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 중 하나이다. 그곳에서 2번의 우승과 챔피언스 디너에 참가한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다. 2005년부터 챔피언스 디너에 참석했는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피터 톰슨의 생전에 그의 옆에 앉아서 그가 어떻게 경기를 하고 어떤 샷을 쳤는지를 들었는데,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답했다. 

계속해서 우즈는 "이런 것들은 마스터스도 비슷한데, 이런 시간들은 정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고 경험인 것 같다. 그 사람들과 그들의 삶과 경기에 대해서 얘기하고 경험을 나누는 것은 정말 나에게는 큰 영광이었다. 이런 것 때문이라고 디오픈에 참가해서 경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즈는 "그때까지 회복해서 신체적으로 출전에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다. 우선 먼저 내 몸을 만드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디오픈이나 대회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우선 재활에 힘을 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다시 우승할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우즈는 "일단, 다시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연습도 하면서 그런 것은 다 확인했다고 본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만큼 칩샷도 할 수 있고, 퍼트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시합 코스에서는 이런 것만으로 경쟁할 수는 없다"고 현실을 직시했다.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파3만 플레이하고 우승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아직 많은 부분을 더 준비해야 한다. 재활은 아주 긴 여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예전의 내가 했던 것들을 다시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금 골프계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PGA 투어에 도전하는 새로운 리그가 만들어지는 분위기도 있다. '만약 동료 선수들이 당신에게 와서 그렉 노먼이 준비하는 새 리그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조언을 구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 줄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우즈는 "그건 오롯이 그 선수 본인의 결정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PGA 투어와 뜻을 함께한다고 결정했다. 내 뿌리가 PGA 투어에 있기 때문이다. PGA 투어에서 운이 좋게도 82번의 우승을 할 수 있었고, 15번의 메이저 우승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WGC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내 시작을 PGA 투어와 함께했고, 마지막도 함께할 것이다"며 투어에 대한 신의를 표현했다. 

우즈는 "예전에 아놀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가 PGA 아메리카에서 분리해서 PGA 투어를 시작할 때와 비교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PGA 투어는 그간 많은 훌륭한 일들을 잘 해왔다. 제이 모나한은 슬기롭게 이 어려운 팬데믹 시기를 잘 이끌어 왔다"고 PGA 투어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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