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을 차지한 아리야 주타누간. 사진제공=Getty Images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올해로 제14회를 맞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총상금 160만달러)에서 태국 선수로는 아리야 주타누간이 처음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주타누간은 약 8년 전에 이 대회 정상에 거의 다가섰다가 마지막 홀 실수로 우승을 놓친 아픈 기억이 있다.

2013년 2월 '열여덟살의 초청 선수'였던 주타누간은 17번 홀까지 2위 박인비에 2타 앞서 있었다. 18번홀(파5)에서 보기만 해도 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트리플보기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주타누간은 우드를 잡고 무리하게 2온을 시도했고, 두 번째 샷은 그린 주변 벙커 턱에 박혔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를 받은 뒤 벙커에서 4번째 샷을 시도했지만, 그린을 넘어갔다. 힘겹게 6온을 시킨 그는 더블보기 퍼트마저 놓쳐 연장 기회도 잃었다.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뒤 라커룸에서 짐을 정리하던 박인비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우승을 차지했었다. 

이후 2016년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 첫 승을 신고한 아리야 주타누간은 그해 시즌 5승, 2017년 2승, 2018년 3승을 추가했다. 2018년 7월 레이디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통산 10승을 달성한 뒤 오랫동안 우승 갈증에 시달렸던 그는 고국에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주타누간은 9일 시암 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 코스(파72·6,57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잡아내 데일리 베스트인 9언더파 63타를 때렸다.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를 작성한 주타누간은 2위 아타야 티티쿨(태국·21언더파 267타)를 1타 차로 제쳤다. 약 2년 10개월 만에 기록한 LPGA 투어 통산 11번째 우승이다.

공동 선두에 5타 뒤진 단독 9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주타누간은 1~3번홀에서 3연속 버디로 추격전 시동을 걸었다.

6번(파4), 7번(파5), 그리고 9번(파4), 10번(파5)에서 연달아 버디를 낚았다. 중간 성적 21언더파 선두인 티티쿨을 1타 차로 추격하며 패티 타바타나킷(태국)과 공동 2위가 되었다.

12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한 주타누간은 잠시 파 행진하다가 18번홀(파5)을 버디로 홀아웃하며 티티쿨과 22언더파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티티쿨이 17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1타 차 2위로 내려갔고, 챔피언조 선수들이 티샷을 날린 직후 악천후로 경기가 1시간 12분 정도 중단되었다. 코스에 돌아온 티티쿨은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주타누간의 우승이 확정되었다.

연습 그린에서 우승을 접한 아리야 주타누간은, 8년 전 우승을 놓쳤을 때처럼 언니 모리야 주타누간을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때는 자책과 아쉬운 감정이었다면, 이번에는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온 기쁨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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