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시간씩 10년 동안 약 1만 시간을 어떤 일에 몰입하면 달인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요즘 CEO들이 휴가 때 즐겨 읽고 있는 <아웃라이어>의 핵심
메시지다. 지난주 라운드 중 마침 이 책 얘기가 나와 일행이 모두 공감했다.
“나도 창업한 지 한 10년쯤 지나니까 사업이 뭔지 보이더라구.

그때는 하루에 3시간이 아니라 9시간쯤 몰입했어.” “하루 3시간씩 10년만
하면 영어도 도사가 될거야!” “이봐, 하루 3시간씩 10년간 아령을 해봐. 알통이
끝내주게 나올거야.”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10년간 생방송을 했던 일이
떠 올랐다. KBS 제1라디오‘생방송 오늘’을 약 7년간 진행했고 CBS‘ 윤은기의
정보시대’ 그리고TBS ‘굿모닝서울, 윤은기 입니다’까지 두 시간짜리 시사정보
프로그램을 딱 10년 진행 했다.

두 시간짜리 생방송을 진행하려면 당연히 1시간 전에 방송 국에 도착해서
관련 정보와 자료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그러니까 준비 시간과 생방송
시간을 합치면 하루 3시간이고 10년간 진행했으니 바로 1만 시간 몰입의
법칙을 충족시킨 것이다. 정치, 경제, 국제, 사건사고, 토픽을 모두 취급하는
것이 시사정보프로그램이다.

게다가 초대형 사건이나 대통령 선거, 국 제분쟁 등 빅 이슈를 다룰 때는
더욱 집중력을 쏟아야 한다. 생방송을 10년간 진행하면서 세상이 변하는
방향, 속도 그리고 균형감각을 익힐 수 있었던 셈이다. “하루 3시간씩 10년간
골프에 몰입하면 오늘같은 스코어는 안 나오겠지?” “하루 3시간씩 10년도
필요 없고 골프 시작할 때 3년만 제 대로 배워봐라. 30년간 내기로 돈 벌면서
싱글 핸디캐퍼로 대우받는다.” “맞아. 난 3개월 연습하고 머리 얹었더니 30년간
이 고생을 하잖아.” “그런 너한테 돈 잃은 나는 골프 배운지 3주 만에 필드로
나갔더니 이렇게 됐어.” “이제와서 골프연습에 1만 시간을 몰입할 수도 없고
하루 한시간씩 3개월만 레슨을 다시 받아보면 어떨까?’

그런데 76타를 치고 내기 돈의 대부분을 딴 K회장은 아까 부터 아무런 말
없이 표정관리만 했다. 우리는 K회장에게 처음 골프 배울 때 어떤 식으로
연습했는지 물었다. “나도 한 달간 대충 연습하다 선배들 따라 필드로 나갔지.”
“그럼 스코어 비결이 뭐야? 그걸 공개하라구?“ “응, 간단해. 라운드 전날
꿈속에서 3시간 연습라운드 하고 골프장에 미리 와서 30분 퍼팅 연습하고
퍼팅하기 전 3초간 기도하면돼. 이렇게 한지 오늘이 딱 10년째 되는 날이야!”
이런 농담에 우리는 폭소를 터트렸다. 그러나 단순한 농담 이 아니라는 걸
모두 공감했다.

“나는 라운드 30분 전에 와서 옷 갈아입기 바쁘고 퍼팅한 다음 3분간 씩씩대고
집에 가서 3시간 동안 악몽 꾼다.” 이날 OB 두번에 88타를 치며 무너진 P변호사가
K회장에게 대들듯이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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