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이정민 프로.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백승철 기자] ‘골프 구도자’의 길을 걷는 듯한 이정민(29)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9번째 우승으로 5년 7개월 만에 챔피언에 다시 등극했다.

14~17일 전북 익산시 익산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신설 대회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은 KLPGA 투어 사상 처음으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졌다.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10개에 보기 1개로 무려 19점을 쓸어 담은 이정민은 최종합계 51점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정민은 우승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우승해서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면서 “다시 우승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고, 좋은 퍼포먼스를 위해 연구하고 시도했다. 그동안의 시행착오가 쌓이고 쌓여 이런 날이 온 것 같다”고 기뻐하며 응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서 인터뷰에서 그간 받은 상처를 언급했던 이정민은 “성적에 연연하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상처는 아니다. (다만) 추구하는 골프가 나오면 보통 성적이 따라왔지만, 원하는 골프가 나오지 않았을 때는 속상했다”고 털어놓았다.

두려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정민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골프는 잘 된 샷보다는 못한 샷이 많다. 마치, 문턱에 발을 찧으면, 다음부터는 그 문턱을 조심스럽게 넘어가게 되는 것과 같았다”고 비유하며 “골프로 치면 수만번의 시도를 해야 (그 문턱을 지날 때) 생각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려움을 한 번 이겨냈다는 것에 기분이 정말 좋다. 꾸준히 매일매일 노력했던 것이 이번주에 나왔다”고 덧붙였다.

▲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이정민 프로. 사진제공=KLPGA

‘이번 대회에서 퍼포먼스에 만족했나’는 질문에 이정민은 “자신 있게 잘했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최종라운드 후반에 나왔다. 정확히는 리더보드 본 순간부터, 기죽지 않고 해야 할 퍼포먼스를 내려고 했다. 이전엔 막혔던 부분들이 오늘은 됐다. 집중한 내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이정민은 “골프에는 끝이 없다. 우승해서 끝인 것 같지만, 내일 골프 치면 무엇인가 또 나온다. 1mm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매일매일 노력할 예정이다”고 완벽한 골프를 추가하는 노력을 밝혔다.

‘마음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은 기분이 어떤가’라는 추가 질문에 이정민은 “남이 보는 거와 달리, 나는 마음고생을 한 적이 없다. 나는 계속 앞을 보며 정진했고, 뒤를 돌아보며 후회한 적이 없다”고 소신 있게 답했다. 

이정민은 “특히, 퍼트를 잘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부었다. 대회 때 눈을 감고도 쳐봤고, 다른 곳을 바라보고 치기도 했다. 정말 많은 것을 시도했지만 아직도 그 감을 찾는 중이다”고 추가 설명했다.

최종라운드 후반에 챔피언조의 안나린과 우승을 경쟁한 이정민이 먼저 경기를 마쳤다. 이에 대해 그는 “일단, 내가 나의 점수를 몰랐다. 1등인 것 같았지만 다른 선수와의 격차를 전혀 몰랐다. 안나린의 플레이를 보려고 해도, 다른 선수들이 말을 걸어서 제대로 못 봤다”고 말하며 웃었다.

▲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이정민 프로. 사진제공=KLPGA

이정민은 이번 우승에 대해 “5년 전까지 우승은 어떻게 하다 보니 됐다. 이번에는 오로지 내 힘으로 따낸 우승 같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독특한 경기 방식에 대해서 그는 “내가 공격적으로 치는 선수가 아닌데, 공격성을 자극시키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평소 후배 선수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정민은 “내 입으로 말하기 힘들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그는 “나는 장난을 많이 친다. 친하면 과할 정도로 장난을 친다. 선후배 관계보다는 동료로 대한다. 잘 지내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레 좋게 봐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정민은 “누굴 끌어내리고 이기고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다. 싸워서 이기는 게임을 안 좋아한다. 동반자보다 잘 치겠다! 라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오로지 내 느낌에 집중하면서 플레이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민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너무 먼 미래의 목표를 세우면 포기하는 편이다. 내일 연습 계획 같은 단기적인 목표가 나에게 맞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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