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5번이나 "풍덩" 가르시아, 악몽의 13타…마스터스골프 첫날 최하위

  •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마스터스 골프대회 1라운드 18번홀에서 홀아웃 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지난해 마스터스 토너먼트 연장 첫 홀에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를 따돌리고 승리를 거머쥔 세르히오 가르시아(38·스페인)는 그날 4라운드 15번홀(파5)에서 잡은 이글을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 원동력으로 지목했다.

    당시 가르시아는 13번홀(파5)까지 로즈에게 2타 뒤처져 있었으나 14번홀(파4) 버디와 15번홀 이글로 공동 선두를 만들었다. 15번홀에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홀 약 4m 거리로 보냈고, 이 퍼트가 홀 앞에서 멈춰서는 듯하다가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우승을 확정한 뒤 가르시아는 "15번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은 내 생애 최고의 샷 중 하나"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나 1년 만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다시 찾은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의 15번홀은 가르시아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그러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의 홀'로 변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18개 홀에 모두 별명이 붙어있는데, '파이어손'(Firethorn·장미과 관목인 피라칸다)이라고 불리는 15번홀은 그린 앞뒤로 연못이 있지만, 2온이 가능한 홀이다. 진 사라젠이 1935년 3라운드에서 235야드를 남기고 4번 우드로 샷을 날려 알바트로스를 기록한 바 있다.

    가르시아는 이날 530야드로 세팅된 이 홀에서 무려 13타 만에 벗어날 수 있었다.

    드라이버로 때린 티샷은 322야드를 날아가 페어웨이 왼쪽에 잘 떨어졌다. 홀에서 206야드 거리. 그러나 6번 아이언을 잡고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연못에 풍덩 빠지면서 플레이가 꼬이기 시작했다. 1벌타를 받고 공을 드롭한 뒤 이번에는 웨지로 시도한 네 번째 샷이 물에 다시 빠졌다.

    가르시아는 이후 여섯 번째 샷, 여덟 번째 샷도, 열 번째 샷도 모두 연못에 빠트렸다. 총 다섯 차례나 공이 연못에 빠졌고, 그만큼 벌타를 받았다. 공은 핀 앞쪽에 떨어진 뒤 그린을 가로질러 한참을 굴러서 연못으로 빨려 들어갔다. 멈출 듯하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가르시아는 15번홀 연못을 건너는 대가로만 10타를 지불한 셈이다.

    경기가 끝난 뒤 가르시아는 PGA 투어와 인터뷰에서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불운이었다. 어쩔 수가 없었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실수를 하지 않고 13타를 만들었다"며 황당해 한 가르시아는 "나는 좋은 샷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불행히도 공이 멈추지 않았다. 왜 멈추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스코어카드 15번홀에 옥튜플(octuple) 보기(+8)인 '13'를 적어낸 가르시아는 이 홀에서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했다. 앞서 점보 오자키(1987년)와 벤 크렌쇼(1998년), 이그나시오 가리보(1999년)가 같은 홀에서 11타를 작성한 바 있는데, 가르시아가 기존 기록을 1타 늘리면서 불명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동시에 13타는 오거스타의 한 홀 최다 타수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톰 웨이스코프는 1980년 '골든벨' 12번홀(파3)에서, 토미 나카지마는 1978년 '아잴리아(진달래)' 13번홀(파5)에서 각각 13타를 적었다.

    가르시아는 마음을 가다듬고 16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은 뒤 남은 홀은 파로 마무리했다. 옥튜플 보기에 버디 4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엮은 가르시아는 9오버파 81타를 기록, 87명의 참가자 중 공동 85위로 처졌다. 14오버파 86타를 친 아마추어 챔피언 해리 엘리스(잉글랜드)가 있어서 꼴찌를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스터스 2연패에서는 멀어진 상황이다.

    이날 가르시아, 저스틴 토마스(미국)와 같은 조에서 동반 플레이한 아마추어 챔피언 닥 레드먼(미국)은 "그 모습을 지켜보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한편 포털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서는 첫날 선두에 나선 조던 스피스(미국)보다 가르시아로 뜨거웠다. 특히 현지 트위터에서는 "가르시아가 '틴컵' 마지막 장면을 연출하려는 것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1996년 개봉한 영화 '틴컵'에서 케빈 코스트너가 연기한 주인공 로이 매커보이는 US오픈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이날 가르시아의 15번홀과 비슷한 상황으로 우승을 놓쳤다. 공이 자꾸 그린에서 굴러 떨어져 워터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12타를 기록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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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시간 : 2018-04-06 10:3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