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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용의 골프칼럼] '정량적인 평가기준'으로 본 '최고의 경기력'을 가진 골프선수는?
전순용 news@golfhankook.com
▲PGA와 LPGA투어에서 크게 활약하는 최고의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 박성현 프로, 로리 매킬로이.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얼마전 골프 훈련 방법을 연구하면서, 골프역사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지닌 골프선수가 누구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경기력 평가기준을 결정하는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골프메타인지 훈련에서 훈련의 목표와 방법을 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서 과거 수십년 동안 활동했던 선수들의 경기력을 비교할 수 있는 지표로 어떤 것이 타당할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고민은 골프 경기력이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뒤돌아 보게 한다. 

저서 「골프 경기력 분석과 이해」에서 샷의 일관성과 방향성에 대한 샷의 기술적 능력, 집중력, 자신감 등을 포함한 내적 능력, 창의적 의사 결정 능력, 신체물리적능력, 선수 외적인 환경 요인 등 5가지 요인들이 포괄적으로 결합되어 선수의 경기력이 발휘된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 관련 칼럼 바로가기

이러한 요인들이 모두 포함되어 나타난 결과로서 시즌 평균타수, 우승 횟수, 상금순위, 세계랭킹 순위 등이 있으나, 이들 중 우승 횟수가 많은 선수와 시즌 평균 타수가 더 낮은 선수가운데 누가 더 경기력이 좋은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평균 타수가 낮다고 해서 우승 횟수가 많거나 상금 순위가 더 높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골프경기력에 대한 정량적인 평가기준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골프경기력에 대한 본질적인 정의가 새롭게 필요하다. 필자는 많은 고민 끝에 “경기에서 버디를 가장 많이 하고 동시에 보기를 최소로 하는 능력”이 위에 설명한 골프경기력을 포괄적으로 포함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즉, 선수들의 정량적인 시합 자료 가운데 “버디/보기”의 비율이 골프경기력을 평가하는데 가장 적합한 지표라 할 수 있겠다. 이 지표가 가장 높은 선수가 평균 타수를 비롯한 우승 횟수, 상금 순위 측면에서 대부분 동일한 순위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 데이터에 근거하면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크게 3가지 유형에 속한다. 버디를 많이 하지만 보기도 많이 하는 선수, 버디는 많지 않지만 보기를 적게 하는 선수, 그리고 버디를 많이 하면서 보기를 적게 하는 가장 이상적인 골프 선수이다. 

물론 한가지 경우가 더 있다. 전 세계 골퍼의 거의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본다. 골프라는 스포츠는 파를 많이 하고, 보기를 더 많이 하는 게임이라고 느끼는 유형의 아마추어들일 것이다. 따라서 아마추어가 규정 타수로 18홀을 마친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라고 공감하며, 동반자가 기념 트로피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물론 이런 문화는 한국에만 보았던 정겨운 광경(?)이기도 하다.

투어선수라면 누구나 버디를 많이 하고 보기를 적게 하는 경기력을 갖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계최고의 골프경기력을 가진 선수는 누구일까?  

우선 2019년도 PGA투어에서 보기를 가장 적게 한 선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다. 총 68개 라운드에서 129개의 보기를 기록해서 라운드당 평균 1.9개의 보기를 했다. 반면 버디 수가 가장 많았던 선수는 누구일까? 저스틴 토머스(미국)다. 총 72라운드에서 330개의 버디를 기록해서 라운드당 평균 4.58개의 버디를 했다. 

당연히 최고의 경기력을 가진 선수를 정의한다면 저스틴 토머스의 버디 능력과 로리 매킬로이의 보기를 적게 하는 경기 능력이 결합된 선수일 것이다. 앞에서 정의했던 이러한 관점의 골프 경기력 평가 지표인 버디/보기 비율은 버디의 숫자가 많아지거나 보기의 숫자가 적어지면 큰 지표 값을 얻기 때문이다.

2019년도 시즌 PGA투어에서 이 지표가 가장 큰 선수는 로리 매킬로이로서 2.09의 값을 기록했다. 즉 보기를 1개 할 때 버디를 2.09개를 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2019년도 시즌에 PGA최고의 경기력을 가진 선수는 매킬로이임에 틀림없다. 

통계적으로 보면 우승 경쟁을 하기 위한 필요 조건으로 한 경기의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는 5개 정도이다. 물론 이 경우 우승을 결정짓는 충분조건은 라운드당 보기의 숫자가 될 것이다. 

또한, PGA와 LPGA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살펴보면 2019년도 상금순위 톱10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가운데 한 시즌의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가 4.0을 넘지 않는 선수는 거의 없다. 

현재 세계랭킹 2위인 LPGA의 박성현 선수의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는 4.52로 1위이며, 세계랭킹 1위인 고진영 선수의 평균 버디 수는 4.48로 이 부문 2위이다. 또, PGA의 상금순위 1위인 브룩스 켑카(미국)는 4.28이고 2위인 로리 매킬로이는 4.49로, 이 부문 각각 8위와 2위를 기록했다. 

시즌 투어의 다승자나 상금순위 상위의 선수들은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 부문에서 대부분 톱10에 있고, 시즌의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가 4.0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한 시즌의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숫자 4.0은 PGA와 LPGA의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경기력 수준을 구분하는 또다른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사실 투어 속에는 시즌의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가 4.0 이상인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 리그와 그 이하인 선수들의 마이너리그가 함께 있는 셈이다. 

2019년도 시즌의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가 4.0이상인 PGA선수는 38명인데 비해 LPGA는 14명밖에 되지 않는다. 우승 경쟁에 있어 PGA 선수는 LPGA선수들보다 3배쯤 더 치열하다고도 볼 수 있다. 코스의 세팅 상태와 그린의 난이도 등을 감안하면 PGA선수와 LPGA선수 간에 경기력 격차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경기력 지표를 높이는데 있어, 트러블 상황에서 보기를 피하기 위한 경우와 버디를 만들기 위해 고려해야하는 요인으로 선수의 창의적 의사 결정 능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따라서 어떤 선수의 경기력 지표인 버디/보기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뛰어난 창의성과 올바른 의사결정능력을 보유했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 것이다. 

버디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핀에 가장 가깝게 붙인다”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핀의 위치나 그린의 딱딱한 정도, 코스의 형태, 페어웨이의 전장과 폭, 각종 장애물의 상태와 날씨, 볼이 놓인 조건과 자신의 컨디션 등을 종합적으로 인지하고, 최적의 홀 공략 방법과 샷 을 결정하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기력 평가 조건에서 역사상 최고의 경기력을 가진 선수는 누구일까?

필자는 망설임 없이 타이거 우즈(미국)를 꼽는다. 

그동안 기록한 버디/보기 비율에 대한 경기력 지표를 보면 그가 골프 역사상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가진 선수라는 것에 반론의 여지가 없다. 

우즈의 전성기인 1999년 이후 2007년까지 한 시즌의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 부문에서 한번을 제외하고 매년 1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2000년도 시즌에 기록한 4.92는 PGA투어에서 가장 높은 수치일 것이다. 이때 버디/보기의 비율은 2.93이다. 경기에서 1개의 보기를 하면 3개의 버디를 기록한 셈이다. 2015년 이후 제이슨 데이(호주)를 포함한 단 3명의 선수만이 2.0을 겨우 넘겼다. 1999년 이전까지 이 부분 1위의 기록은 대부분 1.6을 전후한다.

어쩌면 2000년도 시즌에서 타이거 우즈가 기록한 라운드당 버디와 보기의 평균 비율 2.93은 골프역사에서 인간능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경기력의 한계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2019년도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가진 로리 매킬로이와 저스틴 토머스의 최소 보기 지표와 최대 버디 지표를 결합하여 산정한 버디와 보기 비율도 2.42를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타이거 우즈가 얼마나 위대한 경기력을 가진 선수인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지표이다. 과연 앞으로 이 기록을 능가하는 선수가 또 나올 수 있을까? 확률적으로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  

선수의 신체 물리적 조건은 나이를 먹게 되면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최근 슬럼프를 극복하고 마스터스를 우승한 사례는 타이거 우즈가 가진 많은 능력 가운데 눈에 보이지 않는 창의적 의사결정능력과 고도의 집중력 때문일 것이다. 지속적이고 오랫동안 정상에 머물기 위해서는 사고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언젠가 우즈의 2.93을 능가하는 경기력을 가진 선수를 꼭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19-10-12 08:0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