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을 차지한 아리야 주타누간. 사진제공=Getty Images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전 세계랭킹 1위였던 아리야 주타누간이 올해로 제14회를 맞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총상금 160만달러)에서 태국 선수로는 처음 정상을 차지했다. 대회 우승 트로피 형상처럼, 부활의 화려한 날개를 펼쳤다.  

주타누간은 9일 시암 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 코스(파72·6,576야드)에서 끝난 혼다 LPGA 타일랜드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잡아내 '데일리 베스트'인 9언더파 63타를 때렸다.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를 작성한 주타누간은 2위 아타야 티티쿨(태국·21언더파 267타)을 1타 차로 제쳤다. 우승 나이는 만 25세 5개월 16일.

아리야 주타누간은 2018년 7월 레이디스 스코티시 오픈 제패 이후 멈추었던 '우승 시계'를 돌리면서 약 2년 10개월 만에LPGA 투어 통산 11승을 달성했다. 날짜로는 1,015일 만에 다시 느끼는 우승이다.

주타누간은 8년 전인 2013년 이 대회에 초청 선수로 참가해 마지막 홀 치명적인 실수로 우승을 놓친 아픈 기억이 있다. 먼저 경기를 마친 2위 박인비에 2타 앞선 상황에서 18번홀(파5) 트리플보기로 무너진 주타누간의 참사는 한동안 골프계 화젯거리였다. 당시 주타누간은 멋진 우승 세리머니로 마지막 홀을 장식하고 싶은 과욕에 사로잡혔던 만 18세 소녀였다. 

비록 첫 우승은 아깝게 놓쳤지만, 이후 LPGA 투어의 간판스타로 급성장했다.

2014년 LPGA Q스쿨 공동 3위로 통과해 2015년 LPGA 투어 루키 시즌을 보낸 주타누간은 2년차인 2016년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을 제패하며 태국 출신 첫 LPGA 투어 우승자가 됐다. 같은 해 AIG 위민스 오픈(브리티시 여자오픈) 정상을 밟으며 태국 출신으로는 남녀 통틀어 첫 메이저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를 포함해 그해 시즌 5승을 거두었다. 

2017년 2승, 2018년 3승을 추가했다. 2017년 6월부터 시작해 세 차례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고, 1위에는 총 23주 머물렀다. 2018시즌에 올해의 선수상,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 상금랭킹 1위, 그리고 메이저에서 가장 선전한 선수에게 주는 안니카 어워드를 휩쓸었다. 두둑한 보너스가 걸린 CME 글로브 레이스에서도 우승하는 등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19년과 2020년 시즌 우승 없이 보내며 내리막을 걸었다. 이번 우승 직전의 세계랭킹은 33위였다.

주타누간은 11번째 우승을 달성하면서 LPGA 투어 통산 우승횟수 부문에서 공동 45위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 24만달러(약 2억6,000만원) 획득하며 시즌 상금 13위(29만6,272달러)로 급등했다. 통산 상금은 923만4,805달러로 900만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을 차지한 아리야 주타누간이 우승이 확정된 순간의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2013년 이 대회 준우승 이후 주타누간은 고국에서 2014년 공동 51위, 2015년 공동 13위, 2016년 공동 48위, 2017년 공동 8위, 2018년 공동 5위, 2019년 14위를 기록하며 좀처럼 우승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공동 선두에 5타 뒤진 단독 9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주타누간은 1~3번홀에서 3연속 버디로 추격전 시동을 걸었다.

6번(파4), 7번(파5), 그리고 9번(파4), 10번(파5)에서 연달아 버디를 낚았다. 중간 성적 21언더파 선두인 티티쿨을 1타 차로 추격하며 패티 타바타나킷(태국)과 공동 2위가 되었다.

12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한 주타누간은 잠시 파 행진하다가 18번홀(파5)을 버디로 홀아웃하며 티티쿨과 22언더파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티티쿨이 17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1타 차 2위로 내려갔고, 챔피언조 선수들이 티샷을 날린 직후 악천후로 경기가 1시간 12분 정도 중단되었다. 코스에 돌아온 티티쿨은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주타누간의 우승이 확정되었다.

연습 그린에서 우승을 접한 아리야 주타누간은, 8년 전 우승을 놓쳤을 때처럼 언니 모리야 주타누간을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때는 자책과 아쉬운 감정이었다면, 이번에는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온 기쁨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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