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캘커베키아, 2007년 투어 챔피언십 준우승 사연

▲사진은 2007년 9월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시즌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관중에 싸여있는 타이거 우즈와 마크 캘커베키아의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타이거 우즈(미국)의 승리에 대한 집중력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때로는 동반하는 선수들에게조차 부드럽고 온화한 면을 보여주기 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페덱스컵 시대를 알린 첫 시즌, 2007년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이 그런 사례다. 

2007년 9월 중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투어 챔피언십. 1~3라운드에서 64-63-64타의 성적을 거둔 우즈는 단독 선두를 달리며, 2위 마크 캘커베키아(미국)를 3타 차로 앞섰다. 3위는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4위는 잭 존슨(미국)이 뒤따랐다.

당시 만 47세였던 베테랑 캘커베키아는 그해 초 이니스브룩에서 열린 포즈(PODS)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선수생활 황혼기에 부활의 시즌을 보냈다. 앞서 캘커베키아와 우즈는 라이더컵에서 미국 대표로 함께 뛰기도 했다.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날 캘커베키아가 한때 공동 선두에 나서기도 했지만, 마지막 홀로 갈수록 승부는 극명해졌다. 결국 선두권에서 가장 잘 친 우즈는 8타 차 리드를 잡았다. 반면, 같은 챔피언조로 동반한 캘커베키아는 17번 홀까지 1타를 잃어 그날 2타를 줄인 존슨에게 공동 2위를 허용한 상황.

캘커베키아는 27일(한국시간) PGA 투어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그날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캘커베키아는 "당시 18번홀은 긴 파3로 기억나는데, 나는 그린에서 타수를 지켜 준우승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이거는 홀로부터 6m 거리에 떨어졌고, 내 첫 퍼트는 2.4m 정도였다"면서 "(우즈의 챔피언 퍼트를 염두에 두고 서둘러) 우즈에게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우즈는 내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시간을 가져라. 이것은 중요한 퍼트다. 천천히 해도 된다. 천천히 넣어라'고 말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우즈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파 세이브에 성공한 캘커베키아는, 그해 마스터스 챔피언 잭 존슨과 나란히 공동 2위를 유지했다. 

그로 인해 캘커베키아는 61만9,5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만약에 파를 놓쳤다면 세르히오 가르시아와 공동 3위로, 40만9,500달러를 받았을 것이다. 아울러 캘커베키아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순위 8위에 올라 60만달러의 보너스를 손에 넣었다. 그 마지막 퍼트를 넣지 못했으면 적어도 5만달러 보너스가 줄어들면서 그의 재정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캘커베키아는 당시 우즈의 조언에 대해 감사했다. "아마도 우즈는 그것이 30만달러(현재 한화로는 약 3억6,000만원)짜리 퍼트일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시간을 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캘커베키아는 "그때 우즈가 다가와 내게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을, 나는 결코 잊지 않을 거다. 꽤 멋있었다"고 덧붙였다.

캘커베키아는 2007년 3월 거둔 마지막 우승을 포함해 PGA 투어에서 통산 13승을 기록했고, 그 중에는 1989년 디오픈 챔피언십 메이저 1승도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 날 4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23언더파 257타의 성적을 거둔 우즈는 시즌 7번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또 총상금 700만달러 가운데 우승 상금 126만달러를 받았다. 또한 그 해 PGA 투어 역대 처음으로 한 시즌 상금 1,000만달러를 돌파(1,086만7,052달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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