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해 특집①

▲골프 영웅들인 타이거 우즈와 박인비 프로. 사진은 타이거 우즈가 조조 챔피언십 우승으로 PGA 투어 82번째 우승을 기록하는 모습과 박인비가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와 '여제' 박인비(31)가 2020년 새해 처음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나란히 한 계단씩 밀려났다.

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단독 4위로 선전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가 세계 6위로 올라서면서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우즈가 세계 7위로 내려간 것.

박인비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강자 스즈키 아이(일본)의 상승세 영향으로 세계 15위가 됐다.

새해 벽두부터 우즈와 박인비의 세계랭킹이 전 세계 골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올해가 올림픽의 해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주 세계랭킹으로 도쿄 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면, 우즈와 박인비는 참가하지 못하는 순위다. 

세계 최강인 미국 남자골프와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이 한 나라의 올림픽 최대 출전인원인 4명씩 참가하고, 자격이 있는 선수가 불참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우즈는 브룩스 켑카(세계 1위), 저스틴 토마스(4위), 더스틴 존슨(5위), 캔틀레이(6위)에 이어 미국 선수 중 5번째다. 박인비는 고진영(세계 1위), 박성현(2위), 김세영(5위), 이정은6(7위), 김효주(13위)에 이어 한국 선수 가운데 6번째 순위와 커트라인 밖이다.

올림픽의 해 특집 관련기사: ②타이거 우즈와 박인비, 그리고 2020 도쿄 올림픽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에 복귀하는데 타이거 우즈는 큰 몫을 했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을 끝으로 사라진 뒤 한동안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했던 골프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타이거 우즈라는 걸출한 스타가 탄생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고, 올림픽 복귀에 힘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제골프연맹(IGF)은 우즈를 비롯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재미동포 미셸 위 등 스타 플레이어를 앞세워 올림픽 복귀 운동을 전개했고 마침내 200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결실을 봤다. 남자골프는 112년, 여자골프는 116년 만에 올림픽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4년 전만 해도 올림픽을 바라보는 남자골프 톱랭커들이나 미국 골프 전문가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올림픽에는 나가도 그만, 안 나가도 그만이라는 태도였던 애덤 스콧(호주)은 "너무 빡빡한 일정 때문에 리우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비제이 싱(피지), 루이 우스트히즌, 챨 슈워츨, 브랜던 그레이스(이상 남아공), 제이슨 데이, 마크 레시먼(이상 호주), 대니 윌렛(잉글랜드), 그레임 맥도월(북아일랜드), 셰인 라우리(아일랜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등이 줄줄이 불참을 선언했었다.

"골프 선수들이 올림픽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다음 올림픽에도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남아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조차 결국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을 언급하며 리우 올림픽에 나오지 않았다.

남자에 비해 여자골프는 리우 올림픽 출전 경쟁이 심했다. 이는 마스터스를 포함한 남자 메이저 대회, 라이더컵 등을 바라보는 중요도, 그리고 상대적으로 더 빡빡한 일정이 남자골퍼들에게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리우 올림픽 때 미국 남자골프 대표로는 버바 왓슨, 리키 파울러, 패트릭 리드, 맷 쿠차가 출전했고, 특히 리드와 쿠차는 스피스와 존슨이 기권해 대타로 나섰다. 당시 본선보다 예선이 더 어려웠던 한국 여자골프 드림팀에는 박인비, 김세영, 전인지, 양희영이 티켓을 손에 쥐었다.

나흘간의 경기 결과, 남자골프 종목에서는 저스틴 로즈(영국)가 금메달,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은메달, 쿠차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골프에서는 박인비, 리디아 고(뉴질랜드), 펑샨샨(중국)이 금, 은, 동색 메달의 주인이 됐다.

리우 올림픽에서 골프는 많은 우려를 뒤로하고 큰 흥행몰이를 했으며, 일반 대회나 메이저와는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그 중심에 금메달리스트 박인비와 로즈가 있었다. 당시 왼손 엄지 부상으로 부진한 한 해를 보냈던 박인비는 엄청난 부담을 이겨내고 '한계에 도전한다'는 올림픽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었다. 

세계 최고 스타였던 타이거 우즈가 골프를 올림픽에 복귀시키는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면, 박인비는 올림픽에서 골프가 갖는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몸소 보여준 영웅이다.

올림픽의 해 특집 관련기사: ②타이거 우즈와 박인비, 그리고 2020 도쿄 올림픽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