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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미셸 위가 행크 헤이니에 분노한 까닭…LPGA US여자오픈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2014년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우승자 미셸 위와 행크 헤이니.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한때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스윙 코치를 했던 행크 헤이니가 한국 여자골프선수에 대한 인종 차별적 발언을 했다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헤이니는 지난 29일(현지시간) 한 라디오쇼에 출연해 공동 진행자인 스티브 존슨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찰스톤에서 열리는 US여자오픈에 관한 대담을 나누었다. 

이 대담에서 헤이니가 “한국인이 우승할 것”이라고 말하자 존슨은 “안전한 예상”이라고 답했다. 이어 헤이니는 “이름은 모른다. LPGA투어에 여섯 명 정도?”라고 했다가 “아니다. 말할 수 있다.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된다면 성은 말할 수 있다. 이씨다. 미셸 위는 다쳤다. 잘은 모른다”라는 등 책임감 없는 말들을 이어갔다.

그의 발언은 LPGA투어에는 관심이 없고 많은 우승을 하는 한국 선수들은 이름이 비슷하다는 조롱 섞인 발언으로 들릴 만했다.

존슨이 헤이니의 발언에 대한 반발이 SNS를 통해 올라오자 화제를 돌리기 위해 “이름이 같아서 이름에 번호를 붙이기도 한다. 이씨가 많아서 1번, 2번, 3번 식으로 번호를 붙인다. 그중 한 명이 리더보드에 올라왔고 이름이 이씨 6번이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이정은(23)을 두고 한 발언이었다.

존슨의 이 말에 헤이니가 "맞다. 그래서 내가 우승 후보 4명을 꼽는다면 이씨를 꼽은 것이다”라고 맞장구를 쳤다. 

방송을 들은 재미동포 미셸 위(30)가 바로 트위트로 헤이니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미셸 위는 “한국계 미국인 여자 골프선수로서 헤이니의 발언은 많은 측면에서 나를 실망시키고 화나게 했다. 인종차별과 성차별은 웃을 일이 아니다. 행크, 당신이 부끄럽다”며 “한국인이든 아니든, 많은 여자 선수들은 이번 주 US여자오픈에서 뛰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희생했다. 필드에 굉장한 선수들이 많이 있다. 그들을 모욕하지 말고 축하하자”고 비판했다.

그러자 헤이니는 트위트에 “오늘 아침 여자 프로 골프에 대해 부적절한 말을 했고 후회한다. 한국 선수들의 성공에 관해 얘기하려다 듣는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사과한다. 나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한 여성들을 존경한다”는 글을 올렸다. 

미셸 위에 이어 여자골프의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카리 웹(호주)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들은 트위터를 통해 “받아들일 수 없다”, “행크 헤이니와 스티브 존슨이 부끄럽다”며 미셸 위의 지적에 전적인 동의를 표시했다.

LPGA투어가 지금처럼 지구촌 골프 팬들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 리그로 발전하는데 한국 여자선수들의 역할은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물론 1950년 척박한 환경에서 LPGA투어의 첫 씨앗을 뿌린 12명의 창립 멤버들(앨리스 바우어, 패티 버그, 베티 다노프, 헬렌 뎃웨일리, 마를렌 바우어 헤그, 헬렌 힉스, 오팔 힐, 베티 제이슨, 샐리 세션스, 루이스 석스, 베이브 자하리아스, 셜러 스포크)이 일등공신이고 아니카 소렌스탐, 카리 웹, 로레나 오초아 등 한 시대를 주름잡은 전설적인 골퍼들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어 한국선수들이 LPGA투어를 PGA투어에 버금가는 지구촌 스포츠 제전의 반석에 올려놓았다. 

박세리가 개척한 LPGA투어의 길을 동료선수들과 박세리 키즈들이 뒤따르면서 한국선수들이 LPGA투어의 주류로 급부상했다. 골프 선진국은 깜짝 놀랐고 지구촌 곳곳의 골프 변방의 많은 선수들이 LPGA투어에 뛰어드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한국선수들의 LPGA투어 지배가 LPGA투어의 흥행은 물론 골프 관련 시장의 확대, 인기있는 지구촌 스포츠축제로 발돋음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크 헤이니의 발언에서 상당수 미국 골프팬의 심리를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PGA투어처럼 미국의 영웅들이 지배하지 못하니 섭섭하긴 할 것이다. LPGA투어도 PGA투어처럼 자국 선수들이 선두경쟁을 벌이면 신이 날 텐데 한국 선수들이 안마당 잔치를 휩쓸다시피 하니 마음이 불편할 만도 하다. 

미국 선수가 선두경쟁을 벌이면 시청률이 폭발하고 우승이라도 하면 법석을 떠는 것을 보면 LPGA투어에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일부러 무관심한 척하는 것 같다. 

미셸 위, 아니카 소렌스탐, 카리 웹 등이 한 목소리로 행크 헤이니 비판에 나서는 것은 LPGA투어를 질적 양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한국선수 또는 한국계 선수들이 지대한 공헌을 했음을 진심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메이저리그, 유럽의 축구 리그들이 제3세계에서 뛰어난 선수자원을 수혈받음으로써 지구촌 최고 리그로 유지해나가듯 LPGA투어도 한국선수가 주도한 새로운 흐름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꿈의 메이저’ US여자오픈이 30일 밤(한국시간)에 개막, 나흘간의 열전이 들어갔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을 제패한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 2017년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신인상, 올해의 선수상을 휩쓴 박성현(26),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리는 박인비(31), KLPGA에서 2주 사이 우승(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과 준우승(E1 채리티오픈)을 차지한 김지현(28) 등 총 156명 출전 선수 중 21명이 한국선수다. 미국(56명) 다음이다. 한국계 선수도 11명이나 된다. 

이번 US여자오픈에서 한국선수, 한국계 선수들이 펼칠 드라마가 기대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19-05-31 07:4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