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과 박인비 프로. 사진제공=LP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정확히 1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코스는 깜깜해지고 이미 조명까지 켜진 상황에서 네 번 연장을 치르는 혈투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골프 여제' 박인비(31)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경험이 없는 페르닐라 린드베리(33·스웨덴)가 현지시간 월요일 오전까지 1박 2일에 걸쳐 연장전을 이어간 것.

다음날 5차 연장부터 경기가 재개됐고, 5∼7차 연장에서 나란히 파로 승부를 내지 못한 둘은 다시 10번 홀로 옮긴 8차 연장에서 승부가 갈렸다. 7.5m 긴 버디 퍼트에 성공한 린드베리가 '포피스 폰드'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했더라면 LPGA 투어 통산 20승, 메이저 8승을 한꺼번에 달성할 수 있었던 박인비는 지난 1년간 손꼽아 기다렸던 설욕전에 나선다. 1972년 처음 시작돼 1983년 메이저 대회로 승격한 이 대회는 그동안 메인 스폰서에 따라 대회명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매년 동일한 장소에서 열렸다. 올해는 이번주 4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개막한다.

올 시즌 네 번째 출격하게 되는 박인비는 직전 대회인 기아 클래식에서 비록 마지막 날 1타를 줄이는데 그쳐 역전패를 당했지만, 1~3라운드에서 꾸준히 68-67-67타를 쳐 공동 2위로 워밍업을 끝냈다.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인 박인비는 2013년 ANA 대회를 제패했고, 특히 지난 3년간 모두 톱10에 입상했다. 2016년 공동 6위, 2017년 공동 3위, 작년에는 공동 2위. 그 기세를 몰아 6년 만에 대회 패권 탈환에 도전한다.

세계랭킹 1위를 달리는 박성현(26) 역시 올해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ANA 인스퍼레이션을 꼭 찍은 바 있다.

지난 2월 시즌 데뷔를 앞둔 인터뷰에서 박성현은 “메이저 포함 시즌 5승”을 목표로 내걸면서 “일단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 역시 달성하고 싶은 제 마음속의 목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2017년 US여자오픈, 지난해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을 제패했다.

박성현 역시 지난주 기아 클래식에서 공동 2위로 좋은 성적을 거뒀고, 올해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두 차례 톱10을 기록,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최근 출전한 7개 대회 중 6개 대회에서 상위 15위 이내 들었다. 

또한 지난해 ANA 인스피레이션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쏘아 올리며 미션힐스에서 자신감을 보였던 박성현은 올해로 네 번째 모습을 드러낸다. 첫 출전이었던 2016년 공동 6위, 1년 전에는 공동 9위로 두 차례 톱10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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