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히어로 월드 챌린지 3라운드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자신의 재단이 주최하는 대회에서 지난해 바뀐 규정 덕에 벌타를 면한 타이거 우즈(미국)가 셋째 날 경기에서 좋지 않은 흐름이 이어졌다.

우즈는 2일(한국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섬의 올버니 골프클럽(파72·7,267야드)에서 열린 히어로 월드 챌린지(총상금 350만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엮어 이븐파 72타로 제자리걸음했다.

이 대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 대회는 아니지만, 타이거 우즈 재단 주최로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 세계랭킹 상위 선수, 디펜딩 챔피언, 스폰서 초청 선수 등 18명만 모여 경쟁하며 세계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다. 

첫날 공동 16위로 출발해 둘째 날 공동 14위로 순위를 다소 끌어 올렸으나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타이거 우즈는 사흘 합계 2언더파 214타를 기록, 최하위인 18위에 머물렀다.

전날 2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우즈는 '더블 히트'를 한 게 느린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5번 우드 티샷이 페어웨이 우측으로 밀려 나무 아래에 떨어졌다. 주변 바닥에 잎이 우거져 공을 쉽게 볼 수 없는 상황. 우즈는 자세를 낮춰 무릎을 꿇은 채 두 번째 샷을 했지만, 어정쩡한 자세에서 얼마 보내지 못한 채 일단 레이업한 데 만족해야 했고, 세 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한 우즈는 결국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그런데 세컨샷에서 우즈가 공을 떠서 올린 것 아니냐는 의문이 불거졌고, PGA 투어 측은 느린 화면으로 그 장면을 확인했다. 골프 규칙에서는 선수가 볼을 클럽 헤드로 밀어내거나, 긁어당기거나, 떠올려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화면 확인 결과 우즈는 이를 위반하지는 않았으나 공을 두 번 친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 규칙에 따르면 한 번의 스트로크에서 볼을 두 번 이상 치면 벌타가 추가된다. 그러나 이것이 현장에서 육안이 아닌, 추후 화면을 통해 확인되면서 우즈에게는 벌타가 부과되지 않았다. 작년 5월 영국 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변경한 규정에 따른 것. 

즉, 비디오 재생 화면에서 선수의 규정 위반이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규정위원회가 '이 위반 사실은 맨눈으로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해당 선수는 벌칙을 받지 않는다. PGA 투어에 따르면, 이번 우즈의 사례는 일반 속도 고화질 화면에서도 확인되기 어려우며, 아주 느린 화면을 봐야 알 수 있다. 한편 2019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새 골프 규칙에서는 더블 히트가 발생해도 벌타를 부과하지 않고 공을 친 한 번의 스트로크만 합산한다.

2라운드 경기를 마친 우즈는 당시 상황에 대해 "두 번 닿았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는 이날 3라운드 초반 2번홀(파3) 보기와 3번홀(파5) 더블보기로 심하게 흔들렸다. 롱홀인 6번과 9번, 11번(이상 파5) 버디로 잃은 타수를 모두 만회한 우즈는 다시 12번홀(파3)과 14번홀(파4)에서 잇달아 보기를 적어내면서 뒷걸음질쳤고, 15번(파5),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했으나 꼴찌를 면하지는 못했다.

한편 토니 피나우(미국)와 존 람(스페인),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셋째 날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공유했다. 장타자 피나우는 이날 5타를 줄여 중간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하며 4계단 도약한 공동 선두 자리가 됐다. 람과 스텐손은 3타씩 줄여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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