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KPGA 코리안투어 첫 우승을 신고한 박성국 프로.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는 그야말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었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이태희(32)가 초반에 선두를 내달렸고, 막판에는 14~16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쓸어담은 ‘가을 사나이’ 이형준(26)이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마지막 2개 홀에서 선두권 선수들이 흔들리면서 무려 5명이나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 공동 선두로 마쳤다. 코리안투어 사상 첫 5명 연장전. 그 안갯속을 뚫은 박성국(30)이 KPGA 코리안투어 데뷔 11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으로 무명 탈출을 선언했다.

박성국은 28일 경남 김해 정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타를 줄였다. 공동1위에 3타 뒤진 3위로 경기를 끝냈다. 선두 그룹에 포진한 3명이 1~3개 홀을 남겨둔 상황. 집으로 돌아가려고 자동차에 탄 박성국은 선두와 타수가 1타로 좁아지자 차에서 내려 다시 골프화를 갈아신었다.

우승을 확정한 뒤 인터뷰에서 박성국은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상위권에 있었다. 차에 타서 스코어를 한 번 더 봤는데 선두와 1타 차였다. ‘연장전을 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차에서 내렸다"고 말했다.

그 사이 1타 앞섰던 호주교포 이준석(30), 이태희, 이형준이 무너지며 기대하지도 않던 연장전에 나서게 됐다. 

난도 높은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나란히 벙커에 빠지고도 각각 4m, 3.5m 버디를 잡아낸 이준석과 박성국이 연장 두 번째 홀을 이어갔고, 파를 기록한 이수민(25), 박효원(31), 이형준은 탈락했다.

같은 홀에서 계속된 연장 2차전에서는 이준석과 박성국의 실수가 이어지면서 나란히 더블보기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박성국은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에서, 이준석은 벙커에서 한번에 빠져나오지 못해 타수를 잃었다.

그리고 컵 위치를 바꾸고 같은 홀에서 치른 연장 세 번째 홀에서 2온에 성공한 박성국이 18m 먼 거리 버디 퍼트를 홀 옆에 붙여 파를 지켜내 보기 퍼트마저 넣지 못한 이준석을 따돌리며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성국이 54홀 선두 이태희에 3타 뒤진 공동 9위 중 한 명으로 4라운드를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박성국의 우승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박성국은 13, 14번홀과 16, 17번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막판 집중력이 돋보였다. 특히 우승 스코어가 4언더파에 그칠 만큼 어려운 코스에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나흘 내내 한번도 오버파를 치지 않은 유일한 선수인 박성국(72-70-72-70타)이 결국 첫 우승과 우승상금 2억원을 차지했다.

2007년 데뷔한 박성국은 육군 보병사단 소총수를 복무한 2016년과 작년을 빼고 올해까지 10년 동안 코리안투어에서 뛰었지만 이름 석 자를 알릴 기회가 없었다. 작년 12월 제대한 뒤 맞은 이번 시즌에도 톱10 입상은 SK텔레콤오픈(공동10위) 한번이라 상금랭킹 56위에 머물렀다. KPGA 코리안투어 출전 133번째 대회 우승으로 단번에 2억 원의 상금을 보탠 박성국은 상금랭킹 8위(2억5,790만원)로 올라섰고 2020년까지 코리안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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