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2018 라이더컵 둘째 날 포섬 매치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현지시간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프랑스 파리 남서부 일드프랑스의 르 골프 나시오날 알바트로스 코스(파71)에서 유럽과 미국의 남자골프 대항전인 2018 라이더컵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시들했던 라이더컵 열기가 올해 다시 불붙은 것은 6년 만에 이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부활한' 타이거 우즈(43.미국)의 영향이 크다.

불과 1주일 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화려하게 '골프황제' 대관식을 다시 치른 우즈는 스포트라이트 속에 환한 표정으로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 내렸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우즈는 이틀 동안 3경기에 출전해 모두 참패를 당했다. 특히,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와의 악연이 이어지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을 입은 패트릭 리드와 한 조를 이룬 첫날과 둘째 날 포볼 경기에서 타이거 우즈는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조에 각각 3홀과 4홀 차로 졌다.

그동안 라이더컵, 프레지던츠컵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캡틴 아메리카'라는 별명이 붙은 패트릭 리드는 그러나 올해 라이더컵에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첫날 포볼에서 우즈와 나란히 버디 2개씩을 잡았으나 이틀째 경기에서는 우즈가 2개의 버디를 낚는 동안 리드는 파 혹은 보기 이하였다.

타이거 우즈는 이틀째 오후 포섬에서는 PGA 투어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연승을 거둔 '필드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로 짝을 바꿔 몰리나리-플리트우드 조를 상대했다. 그러나 전반에만 5개 홀을 내주며 일방적으로 밀리던 우즈-디섐보는 10번(파4), 11번홀(파3) 버디로 추격을 시작했으나 결국 12번, 14번홀에서 버디를 내주며 14개 홀 만에 무릎을 꿇었다.

이번 라이더컵 미국팀의 부단장이기도 한 타이거 우즈는 "그냥 좀 화가 난다"며 "그렇게 못 한다는 느낌이 안 들었는데 세 경기를 졌다"고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PGA 투어 통산 80승(메이저 14승 포함)에 빛나는 우즈의 전적에 비해 그는 팀 매치에서 강한 모습은 아니었다.
올해 8번째 라이더컵에 출전한 우즈는 이번 이틀간 3패를 반영한 성적으로 13승 3무 20패가 됐다. 그 중 2인 1조를 이루는 포볼과 포섬 매치의 성적은 9승 1무 19패이고, 싱글 매치는 4승 2무 1패다.

이에 대해 유명 골프 해설위원인 브랜덜 챔블리는 미국 골프채널에 "타이거 우즈의 나쁜 팀 매치 성적 중 일부는 그가 잘 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로 파트너 도움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우즈의 강력한 아우라가 파트너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몰리나리-플리트우드 조는 우즈와 경기에서 챙긴 3승을 포함해 라이더컵에 출전한 유럽 선수 중 최초로 4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

우즈는 상대 팀에 대해 "세 경기 동안 3∼4m 이내 퍼트를 한 번도 놓치지 않더라.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런 팀을 상대로 경기하면 버디를 많이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실책을 설명했다.

몰리나리는 2018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포함해 PGA 투어에서 올해 7월에만 개인 통산 2승을 거뒀다. 유러피언투어에서는 6승(브리티시오픈 우승 포함)을 쌓았다. 아직 PGA 투어에서 우승이 없는 플리트우드는 이번 시즌 미국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선수다.

타이거 우즈는 올해 의도치 않게 몰리나리의 벽에 가로막혔다. 필드로 복귀한 뒤 지난 7월 자신의 재단이 주최한 퀴큰론스 내셔널에서 첫 우승을 노렸던 우즈는 몰리나리에 밀려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고,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우즈는 마지막 날 우승 경쟁을 벌였지만 트로피는 몰리나리가 차지했다.

몰리나리는 퀴큰론스 내셔널에서 이탈리아 선수로는 71년 만에 PGA 투어 우승을 기록했고,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이탈리아 첫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그리고 라이더컵 4연승 진기록 중 3승을 우즈와의 대결에서 따냈다.

미국 골프채널은 이런 상황에 대해 "타이거 우즈는 이번 시즌 내내 몰리나리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우즈로서는 싱글 매치에서 몰리나리와 만나지 않게 돼 기쁠 것"이라고 전했다. 우즈의 라이더컵 마지막 승리는 2010년 대회 싱글 매치였는데 당시 상대가 몰리나리였다.

타이거 우즈는 올해 대회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 존 람(스페인)과 샷 대결을 벌인다. 팀 매치에서 자존심을 구긴 우즈가 첫 승리를 따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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