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2018 제100회 PGA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1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벨러리브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제100회 PGA챔피언십 마지막 날. 타이거 우즈(43.미국)가 이동하는 홀을 따라 티잉그라운드부터 그린까지 거대한 여러 겹의 원형 띠가 형성됐다. '골프 황제'의 선전에 몰려든 갤러리였다.

챔피언조의 브룩스 켑카(미국)와 애덤 스콧(호주), 바로 앞조의 리키 파울러(미국)와 존 람(스페인)이 있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마지막에서 세 번째 조로 게리 우들랜드(미국)와 나란히 티오프한 타이거 우즈에 집중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79승을 쌓으면서 그동안 숱하게 역전 우승을 만들어온 우즈이지만, '최종라운드 4타 차 공동 6위'라는 출발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우즈의 그간 메이저 14승 중에 역전 우승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붉은 티셔츠를 입고 나온 타이거 우즈는 비록 '메이저 역전 우승 도전'은 불발됐지만, 그래도 전성기 때의 기량을 과시하며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이번 PGA챔피언십 4라운드 '데일리베스트'(6언더파 64타)를 작성한 3명 가운데 한 명인 타이거 우즈는 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로 단독 2위를 차지했다.
우즈가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한 것은 2009년 이 대회 이후 9년 만이다. 2008년 US오픈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우즈는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양용은에 역전 당하면서 준우승했다. 그로부터 이번 대회 직전까지 2012년 브리티시오픈 공동 3위가 메이저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우즈는 이날 선두를 맹추격했다. 전반 9개 홀에서 티샷을 단 한번도 페어웨이에 올리지 못한 나쁜 상황에서도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는 저력을 발휘했다.
1번홀(파4)부터 티샷이 왼쪽으로 밀렸으나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2번홀(파4) 티샷도 워터해저드 근처에 떨어져 위기를 맞았으나 세컨샷을 홀 90cm에 붙여 버디를 낚았다.

6번홀(파3)에서 티샷이 길어 그린을 넘겨 벙커로 빠지면서 1타를 잃었으나 8번(파5), 9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자신의 15번째 메이저 우승을 향한 집념을 땀과 함께 쏟아냈다. 특히 8번홀에서는 티샷이 왼쪽 러프로 향한 데 이어 두 번째 샷이 그린 근처 벙커에 떨어졌지만 버디로 연결했다.
전반 9개 홀의 티샷 불안을 정교한 아이언샷과 퍼트 10개로 막아내는 노련함이 돋보였다.

우즈는 12번(파4), 13번홀(파3) 추가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선두를 1타 차로 추격했다. 14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치면서 보기로 잠시 주춤했지만, 15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30㎝에 붙이면서 또 1타를 줄였다. 이때만 하더라도 공동 선두였던 브룩스 켑카, 애덤 스콧(호주)을 1타 차로 압박하며 역전 우승에 대한 가능성마저 부풀렸다.
앞서 11번홀(파4)에서 시도한 8.3m 버디 퍼트가 홀컵 바로 앞에서 멈춰 서지 않고 5㎝만 더 갔더라도 공동 선두까지 될 뻔했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의 개인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역전 우승의 바람은 17번홀(파5) 티샷과 함께 날아갔다. 이번 코스에서 세 번째로 쉬운 홀로 꼽혀 반드시 타수를 줄여야 했지만, 첫 번째 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휘면서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다. 세 번째 샷도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지는 보기 위기 속에서 우즈는 힘겹게 파 퍼트를 집어넣었다.
그러나 이 사이 챔피언조의 브룩스 켑카가 15, 1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우즈를 3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에서 멀어진 우즈는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18번홀(파4)을 통째로 에워싸며 자신을 열렬하게 응원해준 갤러리들에게 보답하듯, 약 5.8m 버디에 성공하며 특유의 세리머니인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이날 퍼트 수 23개를 기록한 우즈는 그러나 드라이브샷 정확도가 35.7%(5/14)에 그쳤고, 그린 적중률도 66.6%(12/18)로 3라운드 83.3%보다 떨어졌다.

경기를 마친 우즈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먼저 수많은 갤러리의 운집과 응원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최선을 다했다"며 "잘 안 된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최대한 많은 버디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오늘 브룩스 켑카처럼 340~350야드를 똑바로 날리고 퍼트까지 잘하는 선수라면 그를 상대로 우승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즈는 43세 4개월이 되는 내년 4월 마스터스에서 자신의 15번째 메이저 우승에 다시 도전하게 됐다. 43세 4개월이 지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최근 사례는 1990년 US오픈 헤일 어윈(당시 45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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