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의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전시됐던 브리티시오픈(디오픈)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 사진제공=대한골프협회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19일 영국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1. 7,402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세계 최고(最古)의 골프 대회 제147회 브리티시오픈(정식 이름은 디오픈 챔피언십)에는 156명이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서 이목을 집중시키는 선수는 디펜딩 챔피언 조던 스피스와 3년 만에 디오픈에 출격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그리고 나란히 세계랭킹 1~3위를 달리는 더스틴 존슨,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이고, 이들은 우승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을 입은 패트릭 리드,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정상에 도전한다.

브리티시오픈 역시 다른 메이저대회처럼 출전권을 부여하는 우선순위가 있고, 여러 카테고리의 자격을 복수로 갖춰도 이 순위에 따라 먼저 티켓을 배분한다.

최근 10년간 디오픈 우승자와 만 60세가 되지 않은 역대 챔피언은 최우선 순위다. 21명이 이 자격으로 올해 출전권을 받았지만, 이 가운데 존 댈리, 벤 커티스, 저스틴 레너드(이상 미국), 폴 로리(스코틀랜드), 이안 베이커-핀치(호주)가 출전을 포기했다. 타이거 우즈, 조던 스피스, 필 미켈슨(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헨릭 스텐손(스웨덴), 어니 엘스(남아공) 등이 이 카테고리 자격에 포함된다.

그 다음으로는 작년 디오픈 10위 이내 입상자와 세계랭킹 순으로 출전자가 결정된다. 1년 전 대회에서 준우승한 맷 쿠처(미국)와 공동 6위에 오른 브룩스 켑카(미국) 등은 다른 자격에 앞서 일찌감치 출전권을 확보했다. 안병훈(27)과 김시우(22) 등은 지난 5월 말 기준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려 가뿐하게 디오픈 초대장을 받았다.

지난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유럽프로골프투어 포인트 상위 30명도 다른 선수들보다 앞서 디오픈 출전이 결정됐다. 이 안에 들지 못했어도 PGA 투어는 6월 24일, 유럽투어는 5월 27일 기준으로 올 시즌 상위 20위 이내 이름을 올린 선수들에게도 출전권을 전달했다. 올해 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패턴 키자이어(미국)가 이 카테고리에 해당한다.

2014년 US오픈 우승자 마르틴 카이머(독일), 2016년 마스터스 우승자 대니 윌릿(잉글랜드), 2016년 PGA챔피언십 우승자 지미 워커(미국) 등 최근 5년간 다른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챔피언들도 디오픈에 초대받았다.

애덤 스콧(호주), 아니르반 라히리(인도),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는 지난해 프레지던츠컵(세계연합팀과 미국의 남자골프 대항전)에 대표로 뽑혀 디오픈 출전권을 받은 경우다.

아시안투어, 호주투어, 남아공 선샤인투어 상금왕도 한 자리씩을 차지했고, 이들 투어보다 좋은 대접을 받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도 이케다 유타, 미야자토 유사쿠, 이치하라 코다이, 도키마쓰 류코 등 여러 명이 출전했다.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는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커누스티를 밟는다.

이밖에 뛰어난 아마추어들에게도 출전 기회가 있다. 다만 디오픈 때까지 아마추어 신분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전제다. 세계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자 조반 레불라(남아공)가 이 자격으로 출전한다. 그에 비해 작년 US 아마추어 선수권대회 챔피언 덕 레드먼(미국)과 지난해 연말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올라 디오픈 출전권을 보장받은 호아킨 니에만(칠레)은 이미 프로로 전향한 바람에 출전하지 못했다.

또한 최민철(30)과 박상현(35)처럼 각 투어에서 디오픈 예선을 겸해 치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출전권을 따내기도 한다. 둘은 지난달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에서 1, 2위에 입상했다.

강성훈(31)과 재미교포 마이클 김은 PGA 투어에서 디오픈 예선 격인 대회에서 선전하면서 디오픈에 출전한 경우다. 강성훈은 퀴큰론스 내셔널에서 3위를 차지했고, 마이클 김은 디오픈 일주일 전에 열린 존디어 클래식 우승으로 디오픈행 막차를 탔다.

'오픈' 대회지만, 진짜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한 선수는 단 12명이다. 2001년과 2004년 잇달아 US오픈을 정복한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험난한 예선을 거쳐 커누스티에 입성했다.

이처럼 다양한 자격을 충족시킨 156명은 올해 총상금 1,050만달러, 우승상금 189만달러(약 21억3,000만원)를 걸고 명승부에 돌입한다. 특히 이 대회 우승자에게는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Claret Jug)'를 들어올릴 수 있는 영예가 따른다.

한편 은으로 만든 술 주전자 모양을 한 클라레 저그의 정식 명칭은 '골프 챔피언 트로피'다. 디오픈은 1860년 스코틀랜드 프레스트윅 골프장에서 시작됐지만 트로피는 1873년 만들어졌다. 이 트로피는 우승자가 1년간 보관했다가 다음 대회에 앞서 대회 주최 측에 반환해야 한다.
이전까지 디오픈 우승자에게는 트로피가 아닌, 은색 버클과 엠블렘이 장식된 모로코산 가죽 벨트(챌린지 벨트)를 수여했다. 당시 3회 연속 우승자가 영구 소유한다는 규정이 있었는데, 톰 모리스 주니어가 1868~1870년 3년 연속 우승하면서 챌린지 벨트의 영구소유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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