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하타오카 나사.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지난달 박성현(25)이 2018시즌 세 번째 컷 통과에 실패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빅 챔피언십 둘째 날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는 열아홉 살 일본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하타오카 나사. 올 들어 부쩍 LPGA 투어 상위권에서 우승을 다투는 횟수가 늘어난 그는 지난해 현역에서 은퇴한 미야자토 아이(일본)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 받는 일본의 신예다.

25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컨트리클럽(파71. 6,331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마지막 3라운드. 하타오카 나사는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몰아쳐 8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21언더파 192타의 성적을 거둔 하타오카는 단독 2위 오스틴 언스트(미국)를 6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미국 무대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하타오카는 지난해 우승자 유소연(28)이 세웠던 대회 최소타 기록(18언더파 195타)을 3타나 줄였고, 2016년 우승자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보유했던 대회 최다 타수차(3타) 우승 기록도 새로 작성했다.

일본 국적 선수가 LPGA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해 4월 한국계 일본인 노무라 하루가 발런티어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을 제패한 이후 약 1년 2개월만이다.

이번 대회 사흘 동안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 27.7개로 막아낸 좋은 퍼팅감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특히 3라운드에선 퍼터를 25번밖에 잡지 않았다. 여기에 페어웨이 안착률 84.6%(33/39), 그린 적중률 88.9%(48/54) 등 전체적인 샷감도 호조를 보였다.

리디아 고, 김효주(23)처럼 '골프천재'라는 별명이 따라다니는 하타오카 나사는 일명 '한국형 골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골프 특성화 고교를 다녔고, 그의 부모 역시 LPGA 투어를 주름잡는 코리안 자매의 부모들 못지않은 정성을 기울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17살이던 2016년 9월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했던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일본여자오픈에서 전인지, 신지애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메이저 우승컵을 차지했던 하타오카는 당시 최초의 아마추어 우승자,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직후 프로로 전향한 하타오카 나사는 JLPGA 투어를 거치지 않고 퀄리파잉(Q)스쿨을 통과해 LPGA 무대에 직행한 점도 남다르다. 미국 주니어 대회에 여러 차례 출전하는 등 이전부터 미국 현지 분위기나 코스 적응에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성현처럼 2년차인 하타오카 나사는 LPGA 투어 데뷔 첫해인 지난 시즌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신인상 포인트 순위 15위, 상금 랭킹은 140위에 그쳤다. 19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을 수령한 대회는 7개뿐(11번 컷 탈락, 한번은 기권)이고, 공동 15위(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가 최고 성적이었다.

하타오카는 이번 시즌 들어서도 초반에는 고전했으나, 4월부터 상승세를 타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특히 4월 메디힐 챔피언십(공동 7위)과 5월 킹스밀 챔피언십(공동 2위), 볼빅 챔피언십(공동 10위), 그리고 US여자오픈(공동 10위)에서 4연속으로 톱10에 입상하는 등 이번 우승을 예고했다.

우승 상금 30만달러(약 3억3,000만원)를 받은 하타오카는 시즌 상금 5위(64만2,146달러)로 올라섰다. 한국 선수들 중 박인비가 상금 부문 2위에 랭크됐고, 고진영과 김효주는 각각 6, 7위다. 지난해 상금왕 박성현은 상금 35위, 그리고 전인지는 36위다.

이번 우승 이전에도 하타오카는 일본에서 이미 유명 골퍼다. 작년 JLPGA 투어 미야기TV배 던롭여자오픈을 제패한 데 이어 일본여자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일본 선수로서 최초로 2주 연속 우승과 함께 대회 2연패 달성에 성공한 바 있다.

2년차에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낸 하타오카 나사가 일본의 에이스로 나서며 LPGA 투어에서 태극낭자들과 우승뿐 아니라 주요 타이틀 경쟁을 벌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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