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유소연의 인스타그램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올 시즌은 만족스럽지 않아 코치와 정말 열심히 연습했어요. 그래서 이번 주 좋은 플레이로 시작한 만큼 우승까지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바람을 밝혔던 전 세계랭킹 1위 유소연(28. 현재 세계6위)이 2018시즌 16번째 대회인 마이어 LPGA 클래식(총상금 200만달러)에서 시즌 첫 우승을 수확했다.

지난해 메이저 우승(ANA 인스퍼레이션)을 포함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이래 처음 시즌 2승을 거두고 생애 첫 세계랭킹 1위 등극,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 수상하며 최고의 해를 보냈던 유소연은 올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세계랭킹 1위 탈환’을 목표로 의욕이 넘쳤다. 1월 개막전부터 연속 출전한 것도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3월 들어서면서부터 대회마다 중위권으로 밀린 유소연은 타이틀 방어에 나섰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공동 48위에 그쳤고, US여자오픈에서도 23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 앞서 출전한 올해 LPGA 투어 11개 대회 가운데 LA오픈 단독 4위, 시즌 초반 호주여자오픈 공동 7위로 두 차례 톱10에 들었을 뿐이다.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40위(11점), 시즌 상금은 32위(27만6,600달러), 평균 타수 22위(70.81타)로 처졌다.

그러나 유소연은 이번 마이어 LPGA 클래식에서는 달랐다. 출발과 마무리가 좋았다. 1라운드에서 정교한 아이언샷을 앞세운 ‘노보기’ 플레이로 버디 8개를 잡아내 공동 선두에 나섰고, 2라운드에선 후반에 맹타를 휘둘러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비록 ‘무빙데이’ 때 공동 선두에 2타 뒤진 단독 3위로 내려왔지만, 3라운드 마지막 3개 홀 연속 버디로 우승의 끈을 단단히 붙잡았다. 그리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18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의 블라이더필즈 컨트리클럽(파72. 6,624야드)에서 열린 마이어 LPGA 클래식 마지막 날. 유소연은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의 성적을 거둔 유소연은 2위 카롤리네 마손(독일)을 2타 차로 따돌린 채 LPGA 투어 통산 6승을 달성, 우승 트로피와 우승 상금 30만달러(약 3억3,000만원)의 주인이 됐다. 또 작년 6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이후 약 1년 만에 승수를 추가한 유소연은 자신감을 가지고 다음 주 타이틀 방어에 나서게 됐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던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와 2타 차 3위 유소연의 챔피언조 맞대결이었다.

유소연은 전반에 골라낸 버디 3개로 3타를 줄여 선두로 뛰어올랐고, 11번홀(파5)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으나 바로 12번홀(파3) 버디로 만회했다. 16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내며 20언더파로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14번홀까지 1타를 잃으며 뒷걸음질한 노르드크비스트는 15, 1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19언더파를 기록, 유소연을 1타 차로 따라붙었다.

두 선수의 승부가 갈린 것은 17번홀(파4). 노르드크비스트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감긴 데 이어 두 번째 샷은 그린을 넘겨 벙커에 빠졌다. 벙커샷마저 그린을 지나쳐 언덕을 타고 내려갔고, 네 번째 샷만에 겨우 공을 그린 위에 올렸다. 이후 노르드크비스트는 약 2.5m 보기 퍼트마저 놓치면서 더블보기를 적었다.
반면 유소연은 6m 거리의 만만치 않은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21언더파가 되면서 노르드크비스트를 4타 차로 따돌렸다.

먼저 경기를 끝낸 마손을 2타 차로 앞선 가운데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선 18번홀(파4)에서 파 퍼트로 우승을 확정한 유소연은 두 손을 모아 감사의 기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소연은 대회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첫날 8언더파를 치고 나서 스스로 '만일 우승한다면 이번 대회 타이틀 스폰서인 마이어의 사회봉사 프로그램에 후원금을 내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게 된 것이 더 큰 의미"라고 밝혔다. 또 올해 새로 호흡을 맞춘 캐디 마이클 피터슨에 대해서도 "코스에서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로써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은 고진영, 박인비, 지은희, 박성현, 그리고 유소연까지 올해 16개 대회에서 5승을 수확했다.

전날까지 공동 8위였던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이날 5타를 줄여 단독 3위(18언더파 270타)로 올라섰다.

올해 신인상 부문 선두를 달리는 고진영(23)은 14언더파 274타를 적어내 박희영(31), 재미교포 미셸 위, 호주교포 오수현 등과 함께 공동 13위에 자리했다.

허미정, 이정은, 양희영이 합계 12언더파 공동 21위, 김세영이 11언더파 공동 27위에 자리했다. 김효주와 전인지는 나란히 10언더파 공동 35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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