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텍사스 클래식에서 2018시즌 첫 우승을 기록했다.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챔피언 가운데 제시카 코르다(미국)는 2년 4개월 만에, 재미교포 미셸 위(29)는 3년 8개월 만에,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21)는 1년 9개월 만에 각각 투어 정상에 복귀했다. 물론 2013년 LPGA 투어에 데뷔해 156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거둔 모리야 주타누간(태국)도 있다.

그러니 9개월이면 그리 길다고는 할 수 없는 공백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완벽한 데뷔 첫 해를 보낸 박성현(25.KEB하나은행)에게나, 그의 활약을 지켜본 팬들에게는 오랜 기다림이었다. 그 사이 두 번의 컷 탈락 등 지난 시즌과는 다른 박성현의 부진을 놓고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에서 끝난 LPGA 투어 발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거머쥔 박성현은 지난해 8월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이후 9개월 만이자, 14번째 대회 만에 LPGA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신고했다.

마지막 날 6언더파 공동선두로 2라운드를 시작한 박성현은 1번홀(파4) 보기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4번홀(파5)에서 나온 칩샷 이글로 단숨에 만회하는 등 11번홀까지 4타를 줄여 중간 성적 10언더파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아쉬운 버디 퍼트를 잇따라 놓치며 파 행진을 이어갔고, 그 사이 우승 경쟁자들의 추격이 거셌다. 자칫 연장으로 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박성현은 마지막 18번홀(파4) 버디로 거의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벗어났지만 멋진 칩인 버디로 완벽한 마무리를 선보였다.

우승을 확정한 박성현은 LPGA 및 현지 골프채널과 인터뷰에서 “첫 홀을 보기로 시작하면서 조금 어려웠는데, 이후에 칩인 이글이 나오면서 경기가 풀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하며 “마지막까지 균형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라운드로 끝낼 수 있었다”고 최종라운드를 돌아봤다.

경기 흐름을 바꾼 4번홀 칩샷 이글에 대해 박성현은 “떨어지는 지점이 좋았지만, 들어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홀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저도 놀랐고, 캐디도 놀랐다” 고 전했다.

그림 같은 18번홀 칩인 버디는 결과적으로 1타 차 우승을 결정지었다. 박성현은 “그 샷도 깜짝 놀랐다. 마지막 홀 칩샷도 굉장히 어려웠고, 나도 긴장을 많이 한 상태였다”며 “치고 나서 잘 쳤다는 생각은 했는데 그렇게 빨려 들어갈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21일 LA오픈 2라운드에서 컷 탈락한 이후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까지 3주간의 짧은 휴식기를 마친 박성현은 “시간이 날 때마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 부족한 쇼트게임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면서 “특히 지난 한 주는 엄마하고 일주일 내내 붙어 있으면서 연습을 많이 했고, 그게 이번 주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이번 시즌 초반 부진에 대해 박성현은 “매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매 경기 잘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며 “그게 이번 대회에 나에게 크게 다가온 것 같다”고 답했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3승을 목표로 했다”는 박성현은 “아직 대회가 많이 남아 있으니 일단 이 목표로 가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결 좋아진 샷과 퍼트로 지난 시즌의 모습을 되찾은데다 자신감까지 충전한 박성현은 질주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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