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개인적으로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었고, 샷감도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회장인 남서울 골프장이랑 궁합이 잘 맞는 것 같고, 코스 전략을 섬세하게 잘 세웠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한 제37회 GS칼텍스 매경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0억원)에서 명승부 끝에 짜릿한 연장 역전 우승을 차지한 '아빠 골퍼' 박상현(35,동아제약)이 소감을 전했다.

6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7,05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버디 2개, 보기 2개)로 타수를 지킨 박상현은 최종합계 1언더파 283타를 기록, 동타를 이룬 장이근(25.신한금융그룹), 황중곤(26), 가간짓 뷸라(30.인도)와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세 번째 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박상현은 우승상금 2억원의 주인이 됐다.

앞서 2016년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박상현은 2년 만에 패권을 탈환하며 박남신(1993년, 1996년), 최상호(1991년, 2005년), 김경태(2007년, 2011년)에 이어 매경오픈 골프대회 사상 네 번째로 2승을 달성한 선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이 대회에서 3승을 거둔 선수는 없다. 또한 2005년부터 14년째 한국 국적의 챔피언이 나왔다.

올 시즌 처음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첫 승을 거둔 박상현은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7승(KPGA 코리안투어 6승, 일본투어 1승)을 챙겼고, 이 대회를 포함해 총 5번의 연장전에서 두 차례 우승을 거뒀다.

첫째 아들(박시원)을 낳을 때 대회에 출전하느라 아내 곁을 지키지 못한 박상현은 우승 인터뷰에서 "올해 둘째 (박시안.2세) 낳을 때는 꼭 있고 싶어서 동계 전지훈련도 포기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말에는 장모상을 당해 당시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 예정이었던 일본프로골프(JGTO) 대회 출전도 포기한 바 있다.
박상현은 “오늘 대회장에 놀러 온 두 아들에게 우승하는 장면을 보여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전까지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진행된 최종라운드는 국내외에서 맹활약하는 쟁쟁한 선수들의 혈투를 방불케했다. 매경오픈 골프대회 사상 첫 2연패에 도전한 이상희(26.호반건설), 지난해 KPGA선수권대회 우승자 황중곤, 2017년 한국오픈 챔피언 장이근이 막판까지 1타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했다.

먼저 기선을 잡은 쪽은 이상희였다. 디펜딩 챔피언 이상희는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적어내 2타를 줄이며 한때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후반에는 버디 없이 3개의 보기를 쏟아내면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이상희가 12번홀(파4) 보기로 리드를 지키지 못하자, 이번엔 전반에 버디 2개를 골라낸 장이근이 13(파4), 14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1타 차로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장이근의 독주도 오래가지 못했다. 장이근이 16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자, 선두 자리는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황중곤에게 돌아갔다.

황중곤이 중간 성적 3언더파, 장이근과 박상현, 이상희가 나란히 2언더파로 추격하는 양상이 전개됐다. 장이근이 17번 홀(파3) 보기로 2타 차로 벌어졌고, 박상현과 이상희 역시 나란히 16번홀에서 1타씩 잃으면서 황중곤 쪽으로 승기가 기우는 듯했다.

2타차 선두로 마지막 홀(파4)에 들어선 황중곤은 그러나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밀린 데 이어 두 번째 샷도 나무 사이로 보내려다 공이 나무에 맞는 바람에 결국 더블보기에 그치면서 우승의 향방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졌다.
18번홀에서 보기만 했어도 우승을 결정할 수 있었던 황중곤은 결국 1언더파 283타로 경기를 끝냈다. 장이근, 뷸라, 그리고 마지막 18번홀을 파로 지킨 박상현까지 4명이 연장전에 돌입했다. 이상희는 17번홀에서 보기를 추가하면서 연장에 합류하지 못했다.

18번 홀에서 계속된 연장에서 뷸라가 첫 홀에서 파를 지키지 못해 먼저 탈락했다. 장이근, 박상현, 황중곤은 두 번째 샷을 홀과 비슷한 거리에 떨어뜨렸다. 경기 진행 요원이 직접 줄자로 거리를 잴 정도로 팽팽한 승부였다. 장이근, 황중곤, 박상현 순으로 버디 퍼트를 해 나란히 파를 기록했다.

연장 두 번째 홀에서는 황중곤의 첫 번째 퍼트가 강했고, 2m 안 되는 파 퍼트가 홀을 맞고 나오는 바람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어 연장 세 번째 홀에서 장이근이 그린 주위에서 퍼트로 굴린 공이 홀을 지나쳐 약 2m 정도 파 퍼트를 남겼고, 박상현은 약 8m 버디 퍼트가 홀을 지나치긴 했으나 약 1m 내리막 퍼트를 남겼다.

장이근이 먼저 시도한 파 퍼트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가며 우승의 기회는 박상현에게 돌아갔고, 평소에 연습하는 홈 코스인 남서울 코스가 익숙한 박상현은 침착하게 공을 넣으며 환호했다.


한편 이상희는 아지테쉬 산두(30.인도), 아마추어 김동민(20)과 함께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신한동해오픈 우승자인 캐나다교포 이태훈(28.영문이름 리차드 리)은 189야드 3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 공식 대회에서 자신의 첫 번째 홀인원을 만들어냈다.
개인 통산 2승(KPGA 코리안투어 1승, 아시안투어 1승)의 이태훈은 아시안투어에 주력하다 이번 시즌부터 KPGA 코리안투어의 활동 비중을 높이기로 해 그 동안 써오던 영문 이름 대신 한국 이름인 ‘이태훈’을 쓰기로 결정했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던 이동하(36.우성건설)는 첫 우승의 부담감 때문인지 마지막 날 4타를 잃으면서 공동 9위(2오버파 286타)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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