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화창한 날씨로 유명하다. 1년에 260일 이상 맑은 하늘에 햇살이 내리쬐는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에 위치한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558야드). 그러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기아) 클래식 1라운드가 치러진 23일(한국시간)에는 성가신 소나기가 하루 종일 오락가락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6언더파 66타를 쳐낸 박희영(31)과 캐롤라인 헤드웰(스웨덴), 재키 스톨팅(미국)이 나란히 기아 클래식 첫날 공동 선두로 나섰다. 이들 셋은 공동 2위인 김인경(30),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니콜 브로치 라르센(덴마크), 크리스티 커(미국·이상 5언더파 67타)를 1타차로 따돌렸다.

현지시각 오후 1시 28분에 티오프한 박희영은 아침에 내린 비가 타수를 줄이는데 좋은 영향을 주었다. 공을 세우기 쉬워지면서 티샷과 아이언샷은 각각 페어웨이와 그린을 두 차례씩만 놓쳤을 뿐이다. 퍼팅은 29개를 적었다.

LPGA 투어와 인터뷰에서 "짧은 퍼팅 연습을 많이 해왔다"고 밝힌 박희영은 "오늘 짧은 퍼팅을 놓치지 않은 것이 좀 더 편안하고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게 만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박희영은 2011년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첫 승과 2013년 7월 매뉴라이프 클래식 우승 이후 4년 8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3승째 발판을 마련했다.

박희영은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냈다. 10번홀에서 출발해 12번(파4)과 17번홀(파5)에서 낚은 버디로 전반에 2타를 줄인 뒤 3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특히 마지막 세 홀을 남겼을 때만 하더라도 3언더파로 중상위권에 머물러 있었지만, 7~9번에서 3연속 버디로 마무리하며 순식간에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두 번째 우승 이후 2015년 4월 텍사스 슛아웃 공동 2위 외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박희영은 지난 시즌에는 22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이 넘는 13개 대회에서 컷 탈락하는 등 침체에 빠졌고, 시즌 상금은 91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뉴질랜드오픈 3위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고, 지난주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공동 11위에 오르는 등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다.

박희영은 작년에 메인 스폰서와 계약이 완료됐고, 올해부터는 새로운 캐디와 함께하는 등 여러 변화도 있었다.

헤드웰은 2013년 솔하임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5전 5승을 기록한 선수로 기록됐다. 그러나 이후에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듬해인 2014년에 피닉스 공항에서 자신의 수하물을 들다가 손목 부상을 당했고, 고통을 피하기 위해 스윙까지 변경했다. 그런 뜻하지 않는 변화는 게임과 퍼팅을 저하시켰고, 자신감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신체적인 부상을 치유하는 데 수년이 걸렸지만 정신적인 상처를 치료하는 데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스톨링은 버디 7개에 보기 1개를 묶었다. 그는 지난 시즌 입은 스포츠 탈장을 치료하기 위해 오프시즌 동안 6주를 물리치료에 할애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두 개 대회에서 워밍업을 끝낸 뒤 기아 클래식에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날 티샷 100% 정확도를 선보인 스톨링은 "이번 주에는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린은 크고 부드러운데, 오늘은 핀에 잘 붙여 스코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만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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