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5번홀에서 티샷하는 로리 매킬로이. 이때까진 이후 참사를 예상할 수 없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타이거 우즈(미국)의 유력한 후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남자골프 세계랭킹 8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한 홀에서 퍼터를 다섯 차례나 잡은 뒤에야 홀아웃, 체면을 구겼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둘째 날. 매킬로이는 몬터레이 페닌슐라 컨트리클럽 쇼어 코스(파71)에서 치른 2라운드 5번홀(파4)에서 황당한 실수를 저질렀다.

10번홀(파5)에서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한 그는 12번홀(파5)에서 보기를 기록하는 등 전반 9개 홀에서 이븐파로 무난하게 마쳤다. 1번홀(파4)에서 버디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으나 349야드로 세팅된 5번홀에서 재앙에 가까운 사건이 터졌다.

티잉그라운드에 들어선 매킬로이는 특유의 장타력을 앞세워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볼은 똑바로 날아가 그린 앞 프린지에 떨어졌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버디를 잡아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후 상황은 엉뚱하게 흘러갔다.

가장 먼저 퍼터로 굴린 볼은 홀을 2m가량 지나쳤다. 세 번째 스트로크인 버디 퍼트는 홀을 1m 정도 지나쳤고, 다시 시도한 파퍼트가 또 1m 가량 홀을 지나갔다. 홀 주변을 왔다갔다한 매킬로이의 보기 퍼트마저 홀을 비켜갔다.

이 대회는 3라운드까지 초청 아마추어와 동반한다. 아들의 어처구니없는 플레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아버지 게리는 고개를 돌렸고, 스코어보드에 더블보기를 마크한 매킬로이는 양손을 허리춤에 올린 채 고개를 숙이고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프린지에서 퍼터를 쓴 건 퍼트 개수에 포함되지 않아서 공식 기록에는 2온 4퍼트라는 게 위안"이라고 논평했다.

우승 후보였던 매킬로이는 이후 7번(파3)과 8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내며 무너졌고, 3오버파 74타를 쳐 전날보다 무려 71계단이나 하락한 공동 87위(합계 1언더파)로 대회 반환점을 돌았다. 그나마 3라운드 성적으로 컷 통과 여부가 결정되기에 사흘째 경기에서 만회할 기회가 남아있다.

반면 매킬로이와 동반 경기한 필 미켈슨(미국)은 6타를 줄이며 선전했다. 9언더파 공동 5위로 27계단 순위를 끌어올린 미켈슨은 이 대회 5번째 우승에 도전 중이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