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LBA넷 인터뷰

이보미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2015년과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던 이보미(29)가 2017시즌에는 1승에 그쳤다.

이보미는 2016시즌 상금(1억7,586만9,764엔)과 평균 타수(70.092타)에서도 1위에 올라 3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당시 평균 스트로크는 2014년 안선주가 세운 역대 최저타수 기록이었던 70.132타를 경신한 것이었다.

지난 2월 개막전을 앞두었던 이보미는 일본 골프죠호알바닷넷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주변으로부터 더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나 자신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개막전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연말 JLPGA 시상식에서 이보미는 빈손이었다.

2017시즌 28개 대회에 출전한 그는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인 메르세데스 랭킹 24위에 그쳤고, 시즌 상금 23위(4,683만7,633엔), 평균 타수 13위(71.5203타)에 머물렀다.

이보미는 2017시즌을 보내면서 "샷의 감각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8월 CAT 레이디스에서 우승한 이후 호조를 보이는 듯했지만, 그대로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일본 ALBA넷은 이러한 이보미의 상황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들은 전속 캐디 시미즈 시게노리 씨의 인터뷰를 12월에 연재했다.

2013년부터 이보미의 캐디백을 멘 시미즈는 5년간 이보미의 골프를 가까이에서 지켜봤고, 올 시즌 이보미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안다.

캐디 시미즈는 ALBA넷를 통해 "이보미는 올해 개막전부터 다소 기대를 가지고 시즌을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지난 2년간의 피로가 많이 쌓여 있는 것처럼 느꼈었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시미즈가 말하는 이보미의 피로가 투어에서 연달아 출전해서 축적된 피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미즈는 "2년간 상금왕을 거머쥔 이보미는 JLPGA를 짊어지고 가는듯한 입장이 되기도 했고, 인기 선수이기 때문에 주목도가 높아 연일 취재나 사인회 등에도 참석하지 않으면 안 되는 톱프로의 숙명이 있었다. 그런 정신적인 면에서 이보미가 상당히 피곤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캐디 시미즈가 그 징후를 인지한 것은, 사실 2016년 가을 즈음이라고 했다. 그는 이보미가 지난해 메이저대회 일본여자오픈을 기권한 것을 언급하며 "이때부터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회상했다.

수많은 프로 골퍼들의 가방을 메온 시미즈 씨는 선수의 상태를 아는데 매우 중요한 움직임이 있다고 언급했다.

시미즈는 "그것은 퍼팅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그 영향이 나타나기 쉽다"며 그런 현상을 올해 이보미에게서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보미의 2017시즌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는 1.8081개로 전체 18위. JLPGA 투어에 첫 출전한 2011년에는 규정 라운드 수를 충족하지 않기 때문에 평균 퍼트 수의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지만, 2012년부터 2017년 같은 기록을 비교하면 1.8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이보미로서는 최악의 기록이다.

오랫동안 팀을 이루며 우승을 휩쓸었지만, 당연히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도 있었다. 시미즈는 "여름과 가을에 의견이 엇갈린 적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시미즈는 시즌이 끝난 뒤 이보미와 만나 2018시즌을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고 전하며 "이보미가 아직도 이기고 싶다는 의욕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미즈는 "어쨌든 내년부터는 상금왕, 평균 타수 69대 같은 큰 목표는 세우지 않고, 세세한 목표를 세워가려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렇게 되려면, 우선 1승을 해야 되고, 거기에서 메이저 우승 등으로 점차 목표를 높여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보미가 2015~2016년 상금 여왕 때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시미즈는 "이보미는 점수가 나쁘면 골프를 즐길 수 없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기복 있는 골프보다 안정된 성적을 유지해 나간다면 이보미가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는 "이번 비시즌에 제대로 휴식을 취한 뒤 모두 재설정해서 새 시즌을 맞이할 준비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주위의 기대가 이보미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보미는 새해 1월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캐디 시미즈 씨가 밝힌 대로 이보미가 2018년에는 재도약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