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히오 가르시아와 로리 매킬로이.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로리 매킬로이(28·북아일랜드)와 세르히오 가르시아(37·스페인)는 절친한 친구 사이다. 수많은 연애 스캔들 속에 '바람둥이' 이미지로 각인됐던 둘은 올해 나란히 유부남이 됐다.

매킬로이는 지난 4월 아일랜드 애시포드 캐슬에서 많은 골프계 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에리카 스톨(30·미국)과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고, 가르시아는 안젤라 에이킨스(미국)와 7월 미국 텍사스에서 그린재킷(마스터스 챔피언 상징) 대신 검은색 재킷을 입고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2017시즌 골프선수로서는 다른 길을 걸었다.


우승 없이 조용한 시즌 보낸 매킬로이

올해로 프로 데뷔 10년을 보낸 매킬로이는 2008년 이후 9년 만에 우승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는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13개 대회, 유럽프로골프 투어에서 5개 대회(PGA 투어와 중복 대회 제외)에 출전했으나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개인 최고 성적은 1월 BMW 남아프리카공화국 오픈과 10월 브리티시 마스터스 준우승인데, 둘 다 유럽투어 대회다.

4대 메이저 대회에서는 두 차례 톱10에 들었다. 디오픈 챔피언십 공동 4위, 마스터스 토너먼트 공동 7위, PGA 챔피언십은 공동 22위. 그리고 US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다.

지난해 매킬로이는 PGA 투어에서 2승, 유럽투어 1승으로 총 3승을 수확했다. 올해 1월 시작된 갈비뼈 통증으로 1년 내내 고생했던 그는 2월과 5월에는 늑골 부상으로 인해 잠시 투어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또 9월에는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58위에 그쳐 30명 안에 들지 못하면서 최종전 진출에 실패했다.

한때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매킬로이는 18일자 현재 10위까지 떨어졌다.

매킬로이는 유럽 투어와 인터뷰에서 "2017년은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은 한 해로 요약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메이저 가운데 마스터스에서만 우승이 없는 그는 다가오는 2018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재활 및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아울러 2008년부터 9년간 함께하며 메이저대회 4승을 합작한 캐디 J.P. 피츠제럴드와 지난여름 결별한 매킬로이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해리 다이아몬드에게 2018시즌 캐디백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 가디언지는 "매킬로이가 친구 해리 다이아몬드를 내년 시즌 풀타임 캐디로 함께 하기로 했다"고 지난 8일 보도했다. 다이아몬드는 4월 자신의 결혼식에 들러리를 맡길 정도로 친한 친구로, 8월 PGA챔피언십뿐만 아니라 10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에서도 매킬로이의 골프백을 멘 경험이 있다.


메이저 우승…오랜 숙원 이룬 가르시아

1999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가르시아는 올해 메이저 징크스를 깼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1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4라운드에서 연장 승부 끝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를 제치고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1996년 브리티시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데뷔전을 치른 이후 햇수로 22년 만이자, 메이저 대회 74번째 도전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타이거 우즈(미국)보다 5살 어린 가르시아는 우즈의 라이벌, 또는 우즈의 후계자로 지목됐지만, 코스에서 이룬 성과나 존재감에서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처진 건 사실. 특히 메이저를 비롯한 특급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건 가르시아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이 때문에 골프 전문가들은 가르시아가 큰 대회에서 약한 이유로 '퍼팅 실력'과 '코스에서 심한 감정의 기복' 두 가지 약점을 꼽기도 했다.

그러나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메이저대회에 출전해도 마음이 편해졌다"고 밝힌 가르시아는 마침내 고질병이었던 '메이저 울렁증'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매킬로이는 가르시아가 마스터스 우승 때 눈물을 흘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매킬로이는 5월 미국 골프닷컴과 인터뷰에서 "가르시아가 (메이저 우승까지) 겪은 일과 고통을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돋을 정도"라며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한 가르시아를 보자마자 포옹해줬다"고 밝힌 바 있다.

마스터스 우승 당시 가르시아는 그린재킷을 입고 결혼식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으나, 실제로 검은색 재킷을 입고 결혼했다. 대신 피로연에서 마스터스 챔피언의 상징인 그린재킷을 입은 모습을 공개했다.

또한 가르시아는 2월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10월 발데라마 마스터스에서도 우승, 유럽 투어 2017시즌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미디어 투표로 선정되는 유러피언투어 올해의 선수에 가르시아가 뽑힌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4년과 2015년에는 매킬로이가 이 상을 받았다.

현재 나란히 세계랭킹 10위와 11위에 랭크돼 있는 매킬로이와 가르시아의 내년 시즌 선의의 경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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