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조지아 홀·하타오카 나사·티파니 찬 등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고진영·조지아 홀·하타오카 나사·티파니 찬.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2017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 경쟁은 사실상 없었다. 미국 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을 때 이미 세계랭킹 10위였던 박성현(24)이 초반부터 독주하면서 ‘슈퍼 루키’ 이름값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골프팬들에게 신인상 포인트 2위가 엔젤 인(19·미국)인지, 넬리 코르다(19·미국)인지는 관심 영역 밖이었다. 1,620포인트를 획득한 박성현은 732점의 인과 599점의 코르다를 압도적인 기량으로 제쳤다.

박성현의 뒤를 이을 2018년 신인왕은 누가 될까.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이 끝나고 2부 투어인 시메트라투어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거론되는 선수는 고진영(22)과 조지아 홀(21·잉글랜드), 한나 그린(19·호주) 등이다. 18명의 신인이 내년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들 중에서도 LPGA 투어 우승컵을 들고 진출하는 고진영이 가장 가능성 높게 점쳐진다.


LPGA 챔피언 고진영

미국 골프채널의 경우에는 고진영을 다음 시즌 신인상 1순위로 꼽았다.

지난달 고진영이 미국 진출을 선언하자, 이 매체는 "리디아 외에 '새로운 고'가 LPGA로 온다"면서 "고진영이 리디아 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2년 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준우승하면서 처음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고진영은 지난 10월 인천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2018시즌 LPGA 투어 풀시드권을 확보했다. 당시 2위 박성현과 단독 3위였던 전인지(23)를 따돌렸다.

또 골프채널은 "고진영은 내년 LPGA 신인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라며 김세영, 전인지, 박성현 등 한국 선수들이 3년 연속 신인상을 수상했다고 전했다.

박성현과 나란히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에 데뷔한 고진영은 지난 4년간 국내에서 9승을 기록했고, 2016시즌에는 대상을 차지했다. 현재 세계랭킹 19위를 달리는 그는 올해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을 제패한 다니엘 강(미국)이나 LPGA 투어 상금랭킹 9위에 오른 모리야 주타누간(태국)보다 높은 순위다.

고진영 역시 내년 목표로 신인왕을 꼭 집었다. 지난달 미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시즌 초반에는 투어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며, 이후 시즌 1승과 신인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비회원 신분으로 LPGA 투어 네 차례 출전했던 고진영은 우승한 대회에서만 10위 이내에 들었지만, 우승상금 30만달러를 받아 상금총액은 40만8,000달러나 된다.


유럽 상금 1위 조지아 홀

고진영은 제외한 신인들 가운데 9명은 Q스쿨을 거쳐 LPGA 투어에 입성하고, 8명은 시메트라투어 상금랭킹으로 1부 투어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특히 Q스쿨을 공동 7위로 통과한 조지아 홀은 가장 막강한 신인왕 경쟁자로 꼽힌다. LPGA 투어 대회와 골프대항전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도 낯익은 홀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2년을 뛰었다. 작년에는 LET 상금랭킹 4위에 올랐지만 LPGA 투어 Q스쿨에 응시하지 않았다. 미국 무대에서 경쟁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올해 홀은 압도적인 LET 상금랭킹 1위를 달린다. 12월 9일 기준으로 36만8,934유로를 쌓아 2위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16만797유로), 3위 아자하라 무노즈(스페인, 11만1,749유로)를 크게 앞선다.

올해 메이저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는 김인경(29)과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 대결을 벌인 끝에 3위를 차지했고, 에비앙 챔피언십에선 10위에 올랐다. 이를 포함해 2017시즌 LPGA 투어 비회원 신분으로 7차례 출전해 톱10에 4차례나 입상하는 등 상금 34만4,000달러를 벌었다. 이는 LPGA 투어 상금 순위 56위에 해당한다. 세계랭킹은 40위다.


일본 골프천재 하타오카 나사

LPGA Q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하타오카 나사(18·일본)도 주목할 선수다.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했던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일본여자오픈에서 전인지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메이저 우승컵을 차지했던 하타오카는 직후 프로로 전향해 올해 일본과 미국에서 뛰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미야자토 아이(일본)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 받는 하타오카는 올해 JLPGA 투어 미야기TV배 던롭여자오픈을 제패한 데 이어 일본여자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일본 선수로서 최초로 2주 연속 우승과 함께 대회 2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올해 비회원으로 출전한 LPGA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내년 시즌 달리기 위한 워밍업을 마친 상태다.


'홍콩의 박세리' 꿈꾸는 티파니 찬

홍콩에서 나고 자란 티파니 찬(24)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홍콩 여자골프 대표로 출전한 선수다.

올해 LPGA 투어 Q스쿨 최종합계 11언더파를 기록, 나사에 1타 뒤진 2위를 차지하며 홍콩 역사상 처음으로 LPGA 투어에 입성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면서 대학 무대에서 뛰었던 찬은 여자골프 올림픽 랭킹 56위로 리우행 티켓을 손에 넣었고, 당시 37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아마추어 골퍼는 3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미국 무대 진출을 결심하게 됐다.

아직 골프 불모지인 홍콩에서 찬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홍콩 영문 일간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티파니 찬은 세계 최고의 무대에 도전하는 주니어 선수들에게 힘이 됐다. 홍콩 골프에서 커다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한나 그린(호주) 등 시메트라투어에서 LPGA 투어로 승격된 새내기들도 1년 동안 미국 골프장을 누비며 투어를 경험했기에 신인왕 경쟁에서 복병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한국과 일본, 호주, 유럽 여자골프 4대 투어 대항전인 더퀸즈에 나왔던 그린은 ‘제2의 캐리 웹’을 꿈꾸는 호주 기대주다.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5년 뉴질랜드 여자오픈에서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린은 시메트라투어에서 3승을 포함해 12차례나 톱10에 입상하는 빼어난 활약으로 상금랭킹 2위로 LPGA 투어 카드를 받았다.

미국 듀크대 재학 시절 한때 아마추어 랭킹 1위에 올랐던 셀린 부티어(프랑스)와 시미트라투어에서 3승을 쓸어담은 나나 마드센(덴마크) 등도 눈에 띄는 신인이다.

LET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마드센도 리우 올림픽에 출전해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메이저대회에서 2승을 올린 전인지와 같은 순위인 공동 13위에 올랐고, 미국 간판선수 렉시 톰슨(공동 19위)을 앞섰다.
마드센은 올해 시메트라투어 72홀 최다 언더파(22언더파) 기록까지 세우는 등 상금랭킹 4위 자격으로 거뜬하게 내년 LPGA 투어 출전권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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