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2017 히어로 월드 챌린지 우승자 리키 파울러와 가념 촬영하는 호스트 타이거 우즈의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한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동료 선수들에게 '투어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선수'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던 리키 파울러(28·미국)가 쟁쟁한 선수들만 모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총상금 350만달러)에서 호스트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로부터 그를 상징하는 호랑이 모양의 트로피를 전달받았다.

파울러는 4일(한국시간) 바하마 나소의 알바니 골프클럽(파72·7,30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선두에 7타 뒤진 공동 5위로 4라운드를 시작해 신들린 듯 버디를 쓸어 담았다.

특히 1번홀부터 7번홀까지 7개 연속 버디는 압권이었다. 1번(파4)과 2번홀(파3)에서 3.5m 버디 퍼트를 넣었고, 3번홀(파5)에서는 정교한 아이언샷을 1m 안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4번홀(파4)에선 쉽지 않은 4.5m 버디 퍼트를 컵에 넣는 등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9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한 그는 전반 9개 홀에서 이글 없이도 28타를 기록했다. 후반에 다소 기세가 꺾이긴 했지만, 11, 13, 15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아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버디만 11개를 몰아쳐 61타를 적어낸 파울러는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2위 찰리 호프먼(미국)을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는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우승 상금 100만달러(약 10억8,000만원)를 차지했다.

또한 히어로 월드 챌린지는 PGA 투어 정규 대회는 아니지만, 세계랭킹에 성적이 반영되기에 현재 순위인 9위를 7위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시즌은 다르지만, 지난 2월 PGA 투어 혼다 클래식에 이은 올해 두 번째 우승이다. 물론 정규 대회 승수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타이거 우즈를 이을 차세대 골프 황제 후보들 중에는 조던 스피스나 저스틴 토마스처럼 ‘모범생파’가 있다면, 아이돌 같은 인기 스타인 파울러도 있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파울러는 과거 몇 년 동안은 자신의 골프 능력을 평가절하 당하기도 했다.

파울러의 프로 데뷔 첫 우승은 한국에서다. 지난 2011년 코오롱 오픈에 출전했던 파울러는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6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을 밟았다. 이후 PGA 투어에서 4승, 유러피언 투어에서 2승을 쌓았다.

2012년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매킬로이, D.A 포인츠(미국)와 연장 끝에 PGA 투어 첫 승을 기록한 파울러는 한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2014년 4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없이도 모두 톱5에 입상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2015년은 리키 파울러에게 개인 최고의 시즌이었다. PGA 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을 석권했고, 같은 해 유러피언 투어 스코티시오픈까지 우승컵을 휩쓸었다. 2016년 유럽에서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 2017년 PGA 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각각 승수를 추가했다.

한편 2·3라운드 단독 선두를 달렸던 찰리 호프먼은 이날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이븐파에 그쳤다. 나흘 합계 14언더파 274타, 단독 2위로 밀렸다.

마지막 날 5타를 줄인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와 3타를 줄인 조던 스피스가 나란히 12언더파 276타 공동 3위에 올랐고, 지난해 우승자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11언더파 277타를 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패트릭 리드(미국)와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저스틴 토마스는 합계 7언더파 단독 11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은 이븐파 공동 14위에 머물렀다.

출전 선수 18명 가운데 최하위에 머문 브룩스 켑카(미국·3오버파 291타)도 상금 10만달러(1억원)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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