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E그룹 투어챔피언십… 유소연과 올해의 선수 공동 수상

박성현 골프선수. 사진제공=LP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첫해인 올해 더할 나위 없는 시즌을 보낸 '슈퍼루키' 박성현(24)이 '기록 파괴자'라는 새로운 별명과 함께 3관왕을 확정했다.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과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에서 두 차례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시즌 5개 대회를 남기고 LPGA 최고의 신인에게 주는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신인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도 등극했다.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클럽 골드코스(파72·6,556야드)에서 LPGA 투어 2017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총상금 250만달러)이 막을 내렸다. 박성현에게 이 대회는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 베어 트로피, CME글로브 100만달러의 보너스 등 개인 타이틀 싹쓸이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결전이었다.

2라운드까지 3타 차 단독 선두를 질주했던 박성현은 그러나 전날 3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적어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선두에 1타 차 공동 5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박성현은 출발이 좋았다. 2번과 3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선두로 올라섰고, 6번홀(파5)에서도 1타를 더 줄이면서 ‘우승’과 ‘전관왕’을 향해 나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공이 번번이 홀을 외면하면서 7번홀부터 마지막 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갔고, 그 사이 우승 경쟁자들과 타이틀 라이벌들이 치고 올라왔다. 특히 이날 기세를 올렸던 렉시 톰슨(미국)이 17번홀까지 무려 6타를 줄이면서 우승을 넘봤고, 톰슨이 시즌 3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면 전관왕은 톰슨의 몫이었다. 그러나 톰슨이 18번홀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면서 우승컵은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치른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에게 돌아갔다.

박성현은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의 성적을 기록, 우승자 주타누간에 3타 뒤진 공동 6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톰슨이 우승 상금을 놓치면서 상금왕은 박성현이 확정했다. 아울러 어깨 부상으로 공동 30위에 그친 유소연이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하면서 박성현과 유소연은 공동 수상을 차지했다.
최종라운드가 시작하기 전 공동 수상 가능성이 있었고, LPGA는 “마지막 대회가 끝난 후 올해의 선수 포인트가 동점일 경우, 올해의 선수상에 적용 받는 각각의 선수가 수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신인상과 베어 트로피도 마찬가지이다.

이로써 올해 2승을 거둔 박성현은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9년 만에 신인상을 받은 루키가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등 3관왕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이는 LPGA 투어 통산 두 번째일 정도로 진기록이다. 2009년 신지애(29)가 신인으로 상금왕에 올랐지만 올해의 선수 타이틀은 차지하지 못했다.

아울러 한국 선수가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것은 2013년 박인비 이후 올해 박성현·유소연이 4년만이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게 된다면, 다시 한 번 우승하는 기분이 들 것 같다”고 사전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각종 개인 타이틀이 걸린 성적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치열했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박성현의 올해의 선수상 확정은 예상하기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팬들에게는 훨씬 짜릿한 공동 수상이 됐다.

한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벌타 논란’으로 속앓이를 한 뒤 재기에 성공했던 톰슨은 우승해야만 올해의 선수가 될 수 있었는데, 마지막 홀 퍼트 실수에 눈앞에 뒀던 올해의 선수상을 날렸다. 대신 올해 평균 타수 1위로 개인 타이틀을 차지했고, 보너스 100만달러가 걸린 CME글로브 포인트 부문 1위로 위안을 삼게 됐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