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E그룹 투어챔피언십 2R 3타차
4관왕+세계1위+100만달러 보너스
렉시 톰슨, 공동 12위…유소연·펑샨샨은 39위

박성현이 17번홀 이글 퍼팅에 성공한 후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LP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샷과 퍼팅 감각이 좋고, 코스도 입맛에 맞다"고 밝힌 '슈퍼루키' 박성현(2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7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단독 선두로 반환점을 돌며 개인 타이틀 싹쓸이 가능성을 부풀렸다.

18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클럽 골드코스(파72·6천55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2017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총상금 250만달러) 둘째 날. 박성현은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1개로 막아내 7언더파 65타를 몰아쳤다.

이날 박성현이 때린 평균 드라이브 거리는 293야드였고, 아이언샷은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정규 타수 이내로 그린에 올라갔을 정도로 정교함을 뽐냈다. 그린 적중률은 94.4%(17/18). 퍼트 수는 전날보다 1개가 늘어 29개를 기록했지만, 원하는 순간마다 홀로 쏙쏙 떨어졌다.

1라운드 5언더파 공동 3위였던 박성현은 이틀 합계 12언더파 132타의 성적을 적어내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공동 2위인 캐롤라인 마손(독일), 사라 제인 스미스(호주·이상 9언더파 135타)를 3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박성현은 이날 5번홀(파3)부터 9번홀(파4)까지 5연속 버디를 낚으며 전반에 5타를 줄였다. 7번홀(파4)에서 7m짜리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고, 8번홀(파3)에선 아이언 티샷을 핀 2m에 떨어뜨렸다.

후반 들어 12번홀(파3)에서 5m 정도 되는 만만치 않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추가하며 기세를 올린 박성현은 17번홀(파5, 485야드)에서 2라운드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만들었다. 티샷으로 305야드를 보낸 뒤 7번 아이언샷으로 그린에 올라온 그는 약 10m 이글 퍼트에 성공하면서 한때 13언더파까지 치고 나갔다. 주먹을 불끈 쥐며 세리머니를 한 박성현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글에 힘입어 잠시나마 2위 그룹을 4타 차로 따돌렸다.
다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18번홀(파4)에서 약 2m 조금 넘는 파 퍼트를 놓친 탓에 이날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다.

1·2라운드 선전에 힘입어 우승에 성큼 다가선 박성현은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9년 만에 신인왕에 상금,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를 석권하게 되는 4관왕 대기록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올해 신인상을 받은 박성현은 상금 부문 1위를 비롯해 평균타수 2위, 올해의 선수 포인트 3위에 각각 랭크돼 있다. 또 세계랭킹 2위에 보너스 100만달러(약 11억원) 걸린 CME글로브 레이스에선 2위를 달린다. 로페스가 활동했던 당시에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제도와 CME글로브 포인트가 없었다.

따라서 박성현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로페스를 뛰어넘는 개인 타이틀 석권 및 세계랭킹 1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베어 트로피를 받을 수 있는 최저평균타수 1위는 경쟁자인 렉시 톰슨(미국)의 타수에 달려 있다.

첫날 1언더파 공동 6위로 주춤했던 톰슨은 2라운드에서 힘을 냈다.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12위(6언더파 138타)로 도약했다. 이 대회 전까지 평균 69.147타를 친 톰슨을 박성현이 따라잡기 위해선 그보다 9~10타를 더 줄여야 하는데, 2라운드까지 6타 차로 벌렸기에 이 또한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의 선수 부문 1위 유소연(27)은 1언더파 143타로 공동 39위, 최근 아시아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펑샨샨(중국)도 공동 39위에 자리했다. 유소연은 이날 1타를 줄였고, 펑샨샨은 2타를 잃었다.

이밖에 하루에 6타를 줄인 장하나(25)를 비롯해 김세영(24), 김인경(29)이 나란히 7언더파 137타를 쳐 공동 7위에 오르면서 한국의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 달성도 눈앞에 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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