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수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신인상'은 어느 분야에서나 일생에 단 한번 밖에 없는 기회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른데,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은 장은수(19)가 차지했다.

특히 세계 무대에서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는 한국 여자 골프의 화수분 같은 역할을 하는 KLPGA 투어에서는 매년 신인왕 타이틀을 놓고 피 말리는 접전이 펼쳐진다. 올해 KLPGA 투어 대상, 상금왕, 다승왕, 평균타수 1위를 석권한 '핫식스' 이정은(21)은 이들 4관왕 경쟁보다 작년 신인왕 경쟁에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12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2017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장은수는 버디 6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5언더파 67타를 쳤다. 사흘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의 성적을 거두면서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로써 장은수는 데뷔 라이벌인 루키 박민지(19)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신인왕을 확정했다. 박민지 역시 마지막 날 5타를 줄였지만, 1·2라운드에서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한 채 공동 49위(1언더파 215타)에 머물렀다.

장은수는 올해 우승은 없었지만 7차례 톱10에 입상하는 등 신인상 포인트에서 1,796점을 꾸준히 쌓았고, 박민지는 4월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초반에 앞서나갔으나 이후 다소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컷 오프도 잦았다. 신인상 포인트는 1,614점으로 마감했다. 또한 박민지는 상금랭킹에서는 13위(3억6,670만원)로 23위(2억3,670만원)의 장은수보다 앞서고도 신인왕을 내줬다.

장은수가 신인왕이 되면서 KLPGA 투어에는 3년 연속 '우승'보다는 '꾸준함'을 보여준 선수가 신인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이정은6는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에서 우승한 이소영(20)을 제치고 신인왕에 올랐고, 그보다 앞서 2015년에는 박지영(22)이 데뷔 첫해 1승을 올린 최혜정(26)을 따돌리고 신인상 포인트 1위를 차지했다.

최종전에서 신인왕을 확정한 장은수는 "시즌 초반에는 (박)민지가 우승도 하고 포인트에서 앞서갔지만, 대회 예선을 꾸준히 통과한 게 역전의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신인왕은 루키인 올해 한 번밖에 받지 못하니 더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신인으로 출전하기 때문에 당연히 신인왕을 목표로 삼고 시즌을 시작했었다"고 덧붙였다.

장은수는 뒤져 있던 신인상 레이스에서 자신이 역전으로 신인왕을 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성실함과 자심에 대한 믿음을 꼽았다. 그는 "출전할 수 있는 대회(28개)는 전부 다 출전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도 안 쉬었다"고 답했다. 이어 "초반 경쟁에서 차이가 많이 났지만 한번도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중후반에 가면 잘 할 것이라는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승 없이 신인왕을 차지했던 이정은은 올해 4승을 거두며 투어 ‘대세’로 자리잡았다. 장은수는 "(이)정은 언니가 걸었던 길을 걷는 건 맞다"면서 "주변에서 정은 언니처럼 되라는 격려를 많이 해주신다. 정은 언니가 2년차에 이룬 걸 비슷하게라도 하면 좋겠다. 그리고 첫 우승은 꼭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한국여자오픈 때부터 아버지가 캐디백을 멨던 장은수는 "내년에는 전문 캐디를 구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또 그는 "올해 생각보다 힘들었다"며 "체력을 보완하고 한가지 구질을 일관성 있게 치는 등 훈련을 쌓아 내년에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대회가 계속 있어서 스윙에 변화가 생겼다"는 장은수는 "후반기에는 내가 어디로 볼을 칠지 상상이 안 됐다. 원하는 샷을 하고 싶다. 올해 드라이버 티샷이 불안했기 때문에 내년부터 샷 정확도를 높여 페어웨이 안착율을 높이고 싶다. 거리보다는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아이언은 드로우 구질로 치고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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