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퍼트 잘하는 선수로 꼽히는 ‘퍼팅 달인’ 이승현(26)이 지난 13개월간의 지긋지긋했던 우승 가뭄을 끊고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에서 마침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5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 동·서코스(파72·6,736야드)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이승현은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의 성적으로 공동 2위 그룹을 무려 9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2000년대 이후 메이저 대회 최다 타수 차 우승이다.

2011년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에서 KLPGA 투어 첫 승을 신고한 이승현은 지난해 10월 혼마골프·서경 레이디스 클래식을 제패한 이후 13개월 만에 개인 통산 승수를 6승으로 늘렸다. 또 2013년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 이어 메이저 대회로는 2승째다.

이승현은 "메이저 대회 우승을 두 번 했으니, 나머지 3개 메이저에서도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하고 싶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현은 2010년부터 작년까지 한 번도 평균 퍼팅에서 1~4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또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평균 타수와 톱10 피니시율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있었지만, 유독 이번 대회 전까지는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팬텀 클래식에서는 3위로 아쉬움을 삼켰다.

특히 이승현은 지난주 타이틀 방어전에 나섰던 SK핀크스·서경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2라운드까지 공동 3위를 달리며 최종 3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노렸지만, 기상 악화로 최종 라운드가 취소됐다.

하지만 이번 주는 달랐다. 대회 첫날 5언더파 공동 선두로 출발한 이승현은 2라운드에서 1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3라운드에서 단 한 개의 보기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3타 차 선두로 나선 4라운드에서는 1번홀(파4)에서 3m 파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었으나, 이후 4번홀(파5) 첫 버디를 시작으로 버디만 솎아내면서 ‘와이어 투 와이어(나흘 내리 선두)’ 우승을 완성했다.

우승 상금 1억6,000만원을 보탠 이승현은 시즌 상금에서 7위(5억1,143만원)로 올라섰고, 퍼트 부문에서 2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또 평균 타수는 70.54타로 4위를 달린다.

대상·상금왕을 이미 확정한 이정은(21)을 비롯해 최혜진(18), 김민선(22)이 나란히 5언더파 283타를 쳐 공동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정은과 최혜진은 이날 4타씩을 줄이는 뒷심을 발휘해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정은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승왕을 확정했고, 평균타수에서도 2위 고진영(22)과 격차를 더 벌려 전관왕을 굳혔다. 지난주까지 0.14타였던 고진영과 평균타수 차이는 0.37타로 벌어져 최종전 1개 대회를 남기고 역전이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고진영은 마지막 날 6오버파 78타를 치는 부진 끝에 공동 48위(8오버파 296타)에 머물렀다.

김하늘(29)은 2타를 잃었으나 공동 8위(2언더파 286타)에 자리했다.

나흘 연속 이븐파를 기록한 박성현(24)은 공동 19위(이븐파 288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번 주 퍼트 난조에 발목이 잡혔던 박성현은 마지막 날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바꾸었다.

한편 작년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는 박성현이 사흘 최종합계 18언더파 198타를 기록, 2위 박주영(27)을 9타 차이로 크게 따돌린 압승을 거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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