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10년 전인 200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3인방’ 신지애(29)와 지은희(31), 안선주(30)가 코스를 주름잡으며 시즌 상금과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 나란히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잠시 팬들에게서 잊혀졌던 지은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7시즌 ‘아시안 스윙’ 두 번째 대회인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총상금 220만달러)에서 독보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오랜만에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미라마르 골프 컨트리클럽(파72·6,42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지은희는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골라내 7언더파 65타를 쳤다.

대회 첫날 6언더파 단독 1위였다가 둘째 날 신지은(24)과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공유했던 지은희는 전날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6타 차 선두로 경쟁자들을 멀찍이 따돌리며 우승을 예고했었다. 이날 챔피언조에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낸 지은희는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의 성적으로 정상을 밟았다.

동반 플레이한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65타를 몰아치며 추격해왔지만, 지은희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오히려 분위기를 리드하면서 6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2009년 7월 US여자오픈에 이어 8년 3개월 만에 LPGA 투어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투어에서 미국 무대로 진출한 지은희는 2008년 웨그먼스 대회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올렸고, 같은 해 메이저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에 출전해 공동 3위를 차지하는 등 초반부터 승승장구했다. 이듬해인 200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서콘 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서는 접전 끝에 캔디 쿵(대만)을 1타 차로 제치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차지하기도 했다.

탄탄대로를 걸을 것 같았던 지은희는 이후 잦은 스윙 교체 등으로 지독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이 대회 직전까지 올해 지은희의 개인 최고 성적은 4월 텍사스 슛아웃 공동 5위였고, 시즌 상금 48위(33만4,147달러)에 평균타수 51위(71.21타)에 머물러 있었다. 또 지난주 한국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73위에 머물러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하지만 1주일 만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지은희는 이번 우승을 통해 부활을 알렸다.

아울러 지은희의 우승으로 태극낭자들은 LPGA 투어 한 시즌 한국 선수 최다승 기록과 동률을 이루었다. 한국 선수들의 역대 시즌 최다승 기록은 15승(2015년, 2017년)이다. 앞으로 4대 대회가 남아 있어 최다승 신기록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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