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열.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노승열(26)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앳 나인브리지스’(이하 CJ컵) 둘째 날 어려워진 코스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노승열은 20일 제주 서귀포시 나인브릿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는 완벽한 플레이로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쓸어담아 '데일리 베스트'인 7언더파 65타를 쳤다.

전날 7오버파로 부진한 탓에 78명 중 최하위권인 77위까지 밀렸던 노승열은 같은 코스에서 하루 새 14타나 큰 차이를 보이면서 잃었던 타수를 모두 만회했다. 중간합계 이븐파 144타를 기록한 그는 1라운드보다 41계단이나 상승한 공동 36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취리히 클래식에서 PGA 투어 1승을 기록한 노승열은 앞서 유러피안 투어(1승)와 아시안 투어(2승)에서도 우승 경험이 있다.

대회 이틀째는 첫날과 달리, 쌀쌀한 날씨와 강한 바람 때문에 ‘언더파’ 스코어를 작성한 선수가 확 줄었다. 이날 6타 이상을 줄인 선수는 노승열이 유일하다.

전반 2번(파3), 5번(파4), 9번(파5) 홀에서 고르게 1타씩을 줄인 노승열은 10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았고, 12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이후 타수를 지키던 그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장타를 앞세워 이글을 기록했다. 195m 남은 상황에서 6번 아이언을 잡고 친 두 번째 샷으로 투온에 성공한 데 이어 굴곡이 있는 어려운 13m짜리 이글 퍼팅을 집어넣었다.

다음 달 입대하는 노승열은 지난달 24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이후 3주간 거의 골프채를 잡지 않고 ‘평범한 일반인’으로 살았다. 이번 대회에도 갑작스럽게 나오게 됐다. ‘빅 이지’ 어니 엘스(남아공)가 막판에 출전을 포기하면서 귀중한 기회를 잡은 것.

"3주 동안 골프채를 한 번밖에 잡지 않았다"는 노승열은 "대회 출전이 결정된 뒤 개막 전 이틀 동안 해 뜨고, 질 때까지 연습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3주 만에 나와서 그런지 어제는 어떻게 스윙을 하는지에 대한 감이 없었다"고 부진했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1라운드가 끝난 뒤 1시간 정도 연습을 하고 나니 스윙 느낌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2라운드에선 잘 됐던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지난달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골프백을 멘 아버지와 함께한 노승열은 "프로 데뷔 후 아버지와 2~3년 같이 하다가 이후부터는 혼자나 누나와 다녔다"며 "아버지와는 제네시스 대회에서 7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급하게 나오느라 캐디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아버지가 아직 쓸만한 것 같아서 내가 요청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노승열은 "이번 대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던지 군인이라는 신분은 똑같을 것"이라고 입대 의지를 보이면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입대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군 전역 후 복귀한 배상문과도 얘기를 나눴다는 노승열은 "골프에서 2년은 긴 시간"이라며 "(배)상문 형은 4~5개 대회만 출전하면 충분히 잘할 것이다"고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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