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이정은6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세계랭킹 2위 박성현(24)이 1년만에 국내대회에 출전해 수많은 갤러리들을 불러모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정작 대형사고를 치고 이목을 집중시킨 주인공은 박성현이 아니라 2년차 이정은(21)이었다.

박성현이 지난 시즌 7승을 거두면서 상금 13억원을 돌파했을 때 루키였던 이정은은 신인상을 받았지만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우승도 없었고 화려한 신고식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정은은 올 시즌 KLPGA 투어 상금, 대상, 평균타수, 다승 등 주요 부문 선두 자리를 모두 꿰차며 ‘대세’로 떠올랐다.

그는 박성현의 국내대회 출전을 기다린 것처럼, 23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12언더파 60타를 몰아쳐 기존 KLPGA 투어 18홀 최소타 기록(61타)을 1타 낮췄다.

중간합계 14언더파 130타의 성적을 내며 단독 1위로 껑충 뛰어오른 이정은은 시즌 네 번째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지금까지 8언더파도 쳐 본 적이 없는 이정은은 경기를 마친 뒤 공식 인터뷰에 참석해 "나도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은은 “샷은 1라운드부터 굉장히 좋았고, 퍼트는 어제 아쉬움이 남았던 반면 오늘은 만족스러웠다”면서 퍼트가 이날 버디 사냥의 원동력이었음을 밝혔다. 또 “개인 베스트 스코어가 7개인데 12개까지 칠 수 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얼떨떨해했다.

이어 그는 "예상치 못한 성적이 나와서 당황스럽지만 기분 좋다"고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 몰아치기를 한 다음 날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마지막 날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할 지 걱정된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10번홀에서 티오프한 이정은은 샷과 퍼트가 모두 완벽했다.

12번홀(파3)에서 4m 버디로 대기록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직후 13번홀(파4) 2m, 14번홀(파4)에서는 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16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줄인 이정은은 후반 들어 기세를 올렸다. 2번홀(파3) 5m, 3번홀(파4) 4m 버디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5번홀부터 9번홀까지 막판 5개홀에서 버디 4개와 이글 1개를 묶어 6타를 줄이는 괴력을 발휘했다.

6번홀(파4)에서는 세컨샷이 홀 10㎝ 옆에 멈춘 이글성 버디를 챙겼고, 7번홀(파5)에서는 6번 아이언으로 날린 두 번째 샷을 홀 3m 옆에 떨어뜨려 이글을 잡아냈다. 9번홀(파4)에서 2.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자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대기록을 자축했다.

이정은은 “7개 버디를 했을 때 캐디오빠에게 하나만 더 추가하면 개인 베스트스코어 깰 수 있다고 말하니까, '남은 홀이 많아 충분히 더 나올 수 있으니, 하나만 생각하지 말고 경기하자'고 말해줬다.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이 더 편해져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2언더파 60타) 기록은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마지막 홀에서도 파만 해도 만족한다는 생각이었는데 라인이 너무나 또렷이 보여 짧게만 치지 말자며 친 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3타 차로 시즌 4승에 도전하는 이정은은 "오늘 너무 완벽한 경기를 했기에 최종라운드에서 이보다 더 잘할 순 없을 것 같다"며 "오늘은 잊어버리고 내일은 1라운드라고 생각하고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3타를 줄여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로 공동 25위에 머문 박성현은 2라운드를 마친 뒤 “스코어보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 9홀 턴하고 리더보드를 봤는데, 선두 합계가 14개로 되어있어서 잘못 본 줄 알았다”면서 “1년 사이에 이정은 선수가 보여준 성장은, 그만큼 많은 노력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단한 선수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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