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스피스와 타이거 우즈.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2002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미국 오하이오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골프장(파70)에서 개최해온 특급대회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를 위한 독무대였다.

1999년 첫 대회에서 필 미켈슨(미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초대 챔피언에 오른 우즈는 이듬해와 2001년에도 우승,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2000년 대회에서는 21언더파 259타를 쳐 2명의 공동 2위를 무려 11타 차로 제치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후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또 대회 3연패의 금자탑을 쌓은 우즈는 2009년과 2013년에도 정상에 오르는 등 무려 8차례나 우승했다. 그러나 부상이 심해진 2014년부터는 이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고 있는 우즈를 볼 수 없게 됐다.

우즈는 2014년 이 대회에 출전하긴 했지만 사흘 합계 1오버파를 치고 4라운드를 앞두고 기권했다. 당시 우승의 영광은 ‘차세대 황제’ 중 한 명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돌아갔다.
여전히 부상 때문에 신음했던 2015년에는 우즈가 출전조차 하지 않았고, 현지 언론은 "크리스마스에 산타가 없는 모양새"라고 보도했다.

우즈가 시즌을 아예 접었던 작년에는 더스틴 존슨(미국)이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를 발판 삼아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섰다.

올해도 우즈는 이 대회에 나오지 않는다. 지난 5월 약물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경찰에 체포된 그는 TV 중계로 이를 지켜볼 처지다. 이 때문에 주인 없는 텃밭에서 누가 우승컵과 함께 거액의 우승상금 162만달러(약 18억원)를 차지할 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PGA투어닷컴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우즈의 후계자’ 조던 스피스(미국)를 우승 후보 1순위로 꼽았다.

파워 랭킹을 발표하면서 “최근 두 차례 우승으로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가 됐다”고 스피스를 평가하면서 “2016년(마스터스의 역전패)을 통해 깨달은 바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는 지난 2년간 공동 10위와 공동 3위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올해 브리티시오픈(디오픈)을 제패하며 세계랭킹 1위 복귀에 시동은 건 세계 2위 스피스는 PGA 투어 통산 11승 중 메이저대회에서는 3차례나 우승했지만, 메이저대회 못지않은 WGC 시리즈에서는 아직 우승이 없다.

WGC 대회에서 무려 18승(PGA 투어 통산 79승 중 메이저 14승)을 챙긴 우즈와 다른 점이다. 우즈의 업적을 뛰어넘으려면 WGC 대회 우승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아는 스피스는 이번 대회에서 디오픈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현재 남자골프 ‘넘버원’ 자리에 있는 더스틴 존슨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존슨은 메이저대회 우승은 한 번뿐이지만 WGC에서는 5차례나 정상을 밟았다. 올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다면, 우즈도 달성하지 못한 한 시즌 WGC 대회 3차례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울 수 있다.
한 시즌에 네 번 열리는 WGC 시리즈에서 존슨은 올해 3월 멕시코 챔피언십과 델 테크놀로지 매치 플레이를 석권했다.

세계랭킹 3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세계 4위 매킬로이를 비롯해 최근 강세인 브룩스 켑카(미국)와 큰 대회에서 강한 리키 파울러(미국), 무서운 신예 존 람(스페인) 등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