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니카 소렌스탐(사진=골프한국DB)과 박성현(사진제공=US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슈퍼루키’ 박성현(24)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지 모르는 18번홀 퍼트를 앞두고 "머릿속이 하얘지고 긴장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결국 위기에서 파로 막아내면서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로 대회를 마무리한 그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두었다.

LPGA 투어 역대 가장 뛰어난 선수로 평가 받는 ‘살아있는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47·스웨덴)이 자신의 첫 우승을 돌아보며 박성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렌스탐은 27일(이하 한국시간) LPGA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17일 끝난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박성현을 "꾸준한 선수"로 평가하며 "이미 올해에만 톱10에 6차례나 입상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박성현은 장타 실력에 퍼트도 수준급”이며 “이 둘은 항상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고 덧붙였다.

2008년 은퇴하기 전까지 메이저대회 10승을 포함해 LPGA 투어에서 72승을 거둔 소렌스탐은 올해의 선수상 8회, 베어 트로피(최저타수상) 6회를 수상했고, 현재까지도 LPGA 투어 누적 통산 상금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04시즌에는 라운드 당 평균 타수 68.6969타를 치는 기록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소렌스탐과 박성현은 LPGA 투어 첫 승을 US여자오픈에서 달성한 공통점이 있다. 1992년 프로 전향 이후 1994년 LPGA 멤버로 합류한 소렌스탐 1995년 US여자오픈에서 처음 정상에 올랐다. 그는 22년 전을 떠올리며 "그때는 나도 긴장했다. 그러나 경기에만 전념하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나의 LPGA 첫 승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소렌스탐은 박성현을 포함한 후배들에게 "경기에 전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른 선수의 상황에 신경 쓰지 말고, 대회가 주는 중압감을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항상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성현은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도 3위라는 좋은 성적을 낸 바 있다. 다만 2016년 대회에서는 1타 차로 추격하던 마지막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트리는 실수를 저지른 점이 올해와 달랐다.
반면 올해는 마지막 날 역전에 성공해 2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 18번홀을 시작했고, 마지막 홀 세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겨 위기를 맞았으나 침착하게 파를 지켜냈다.

소렌스탐은 "추격하는 상황에서는 잃을 것이 없다는 자세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해야 하므로 버디 기회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다"며 "반대로 앞서는 상황에서는 타수를 지키려는 성향을 보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사람은 과거 경험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 그것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게 된다"며 박성현이 2016년에 실수를 저질렀지만, 올해는 그 압박감을 견뎌냈다고 설명했다.

한 시즌에 5개 메이저대회를 치르는 LPGA 투어는 이 성적만을 따로 합산해 가장 좋은 결과를 낸 선수에게 2014년부터 ‘롤렉스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시상해 오고 있다.

현재 ANA 인스퍼레이션 챔피언 유소연(27)이 78점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박성현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자 다니엘 강(미국)과 함께 60점을 획득해 공동 2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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