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켑카(27·미국)가 제117회 US오픈 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19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 힐스(파72)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17회 US오픈 골프대회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세계랭킹 톱3 더스틴 존슨(미국)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제이슨 데이(호주)가 나란히 컷 탈락하고 일찌감치 집으로 갔다. 남자골프 메이저 대회에서 세계랭킹 1∼3위가 모두 컷 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이변 속에 2012년 프로로 데뷔한 세계랭킹 22위 브룩스 켑카(27·미국)가 PGA 통산 2승째를 메이저대회 첫 우승으로 장식했다.

이 외에도 2017 US오픈과 관련해 풍성한 이야깃거리들이 많았다.


토머스, US오픈 역대 최다 언더파 신기록

올해 초 '59타'라는 꿈의 타수를 기록했던 세계랭킹 13위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이번 US오픈 사흘째 경기에서 대회 최다 언더파 기록을 작성했다. 신들린 샷과 환상적 퍼팅을 앞세워 이글 1개와 버디를 무려 9개 잡아내고, 보기는 2개로 막으며 9언더파 63타를 쳤다.

토머스가 3라운드에서 친 9언더파는 US오픈 사상 역대 최저타로, 지난 1973년 US오픈에서 조니 밀러가 세운 단일 라운드 최다 언더파(8언더파 63타)를 44년 만에 넘어섰다. 아울러 토머스는 역대 메이저 대회에서 63타를 친 29번째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가 치러진 에린 힐스는 전장이 길고 빠른 그린, 깊은 러프 등으로 난도가 높아 우승자 스코어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리키 파울러(미국)가 첫날 7언더파 65타를 기록하며 US오픈 1라운드 최저타를 세웠고, 토머스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무려 9타를 줄였다.


하늘만 쳐다본 ‘딸 바보’ 미켈슨

PGA 투어 통산 42승의 베테랑 필 미켈슨(47·미국)은 1라운드 개막 마지막 순간까지 US오픈 출전 여부를 고민하며 하늘만 쳐다봤다.

US오픈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는 미켈슨은 결국 US오픈을 포기하고 개막일에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딸 어맨다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

미켈슨이 마지막까지 공식적으로 기권하지 않았던 것은, 악천후에 따른 경기 지연 가능성 때문이었다. 딸의 고등학교 졸업식은 위스콘신주 기준으로 같은 날 정오에 시작했고, 샌디에이고에서 밀워키까지 비행시간이 3시간 넘게 걸리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악천후로 인해 1라운드 경기 시간이 지연될 경우 극적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켈슨의 바람대로 되지 않았고, 대기 순번 1순위인 로베르토 디아스(멕시코)가 출전 자격을 얻었다.


부진한 성적 때문에 논쟁 벌인 매킬로이

2011년 US오픈 챔피언 매킬로이의 올해 성적은 1·2라운드 합계 5오버파 149타. 컷 기준선인 1오버파에 4타 모자란 매킬로이는 마지막 6개 홀에서 버디 4개를 몰아치며 뒤늦게 만회에 나섰으나 그 전에 까먹은 타수가 워낙 커서 결국 2년 연속 US오픈 컷 탈락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이 때문에 매킬로이는 스티브 엘킹턴(55·호주)과 트위터에서 말싸움까지 벌였다. 엘킹턴은 PGA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PGA 투어 통산 10승을 거둔 선수다.

엘킹턴이 먼저 자신의 트위터에 "로리의 골프는 매우 지루하다"며 '타이거 우즈가 없는 메이저 대회에서 4승을 거둬 은행에 1억 달러를 넣어둔 선수'라고 다소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그러자 매킬로이가 "한 2억 달러는 될 것 같다"며 "지루한 골프를 치는 28세 청년치고는 나쁘지 않은 수입"이라고 맞받았다.

이에 엘킹턴은 "로리는 그 누구보다 큰 선물을 받았다"며 기량은 별로이면서도 때를 잘 만나서 큰돈을 벌어들인 선수라고 평가절하했다. 또 "잭 니클라우스는 메이저대회 18승을 올렸고, 훨씬 돈을 많이 벌었는데도 자신의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밝힌 적이 없다"고 훈계했다.

이래저래 기분이 상한 매킬로이는 "그것은 니클라우스가 코스 설계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나이 50이 넘어서 철자법은 틀리지 말아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엘킹턴이 '잘 알겠다(knew)'는 영어 표기를 'new'로 잘못 쓴 것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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