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매킬로이·데이 등 세계랭킹 톱12 중 8명 컷오프

더스틴 존슨과 로리 매킬로이, 제이슨 데이가 2017 US오픈에서 컷 탈락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 힐스(파72)에서 열린 제117회 US오픈 골프대회 최종 라운드 코스 어느 곳에서도 남자골프 세계랭킹 1~3위에 올라 있는 더스틴 존슨(미국)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제이슨 데이(호주) 등 톱 랭커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 선수들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모조리 컷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기 때문이다.

대회 이틀째 2라운드에서 세계랭킹 1위이자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존슨은 버디 3개와 보기 4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1, 2라운드 합계 4오버파 148타를 적어낸 존슨은 공동 92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 컷은 1오버파 이상의 기록을 낸 68명만 통과했기 때문에 3타 차이가 난 존슨은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US오픈에서 컷 기준선이 1오버파가 된 것은 대회 사상 최저 타수 컷 기준선 타이기록이다. 1오버파에서 컷 기준선이 설정된 것은 1990년 이후 27년 만이다.

올해 US오픈은 역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최장 코스에서 열렸기 때문에 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인 존슨과 매킬로이, 데이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존슨은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1위(312.1야드)를 달리고 있고, 매킬로이는 지난해 PGA 투어 평균 비거리 9위(306.8야드)였다. 데이 역시 작년에 304.2야드로 15위에 올랐던 대표적인 '파워 히터' 가운데 한 명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출전 선수 156명 가운데 공동 102위로 2라운드를 시작한 존슨은 1번홀(파5)과 2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순항했다. 9번홀(파3)에서 보기를 적었지만, 12번홀(파4) 버디로 만회하는 등 12개 홀까지는 2타를 줄여 중간 성적 1오버파로 컷 통과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6개 홀에서 보기 3개를 쏟아내며 무너졌다. 13번(파3), 14번홀(파5)에서 연달아 3퍼트를 저지르면서 보기를 범했고, 17번홀(파4)에서는 3m 파퍼트를 넣지 못했다.

지난 4월 계단에서 미끄러지는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 출전하지 못했던 존슨은 이번 US오픈 개막을 사흘 앞두고, 약혼녀인 폴리나 그레츠키가 둘째 아들을 낳아 하마터면 이번 대회도 건너뛸 뻔했다.
4라운드를 완주하지 못한 존슨은 아들과 함께 보낼 시간이 더 많아진 것에 위안을 삼게 됐다.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지만, 존슨과 폴리나는 2년 전인 2015년 1월 첫아들 테이텀을 낳았다.

한편 1, 2라운드 같은 조에서 동반 플레이한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와 세계 3위 데이는 올해 US오픈에서 이렇다 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일찌감치 컷 탈락이 확정됐다.
매킬로이는 1라운드에서 6오버파 공동 143위였고, 데이는 7오버파 공동 151위였다. 결국 매킬로이가 5오버파 149타, 데이는 10오버파 154타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존슨과 매킬로이, 데이는 남자골프 세계랭킹이 도입된 1986년 이래 메이저대회에서 처음으로 세계랭킹 톱3 모두 탈락하는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늑골 부상으로 최근 1개월간 재활에 매달렸던 매킬로이는 모처럼 투어에 복귀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에린 힐스의 수풀이 우거진 러프에 대해 불평을 터뜨리는 다른 선수들을 향해 "페어웨이가 이렇게 넓은데 그곳으로 공을 보내지 못하면 이 대회에 나올 자격이 없다"고 큰소리쳤으나, 정작 본인은 US오픈 2년 연속 컷 탈락에 고개를 숙였다.

데이는 2013년 마스터스부터 올해 마스터스까지 메이저대회 17회 연속 컷을 통과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최하위권의 부진을 겪었다.

톱3 외에도 세계랭킹 6위 헨릭 스텐손(스웨덴), 세계 8위 알렉스 노렌(스웨덴), 세계 10위 존 람(스페인), 세계 1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세계 12위 애덤 스콧(호주) 등도 줄줄이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이로써 세계랭킹 상위 12위 이내 선수 중에서 8명이 컷 탈락했다. 살아남은 선수는 세계랭킹 4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5위 조던 스피스(미국), 7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9위 리키 파울러(미국) 등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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