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라이프 클래식 우승 주타누간, 세계랭킹 1위 등극 '자축'…톰슨은 막판에 무너져

전인지가 LPGA 투어 매뉴라이프 클래식에서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세계랭킹 1위 등극을 앞둔 ‘태국의 박세리’ 아리야 주타누간(22)이 연장 첫 홀에서 때린 7m 버디 퍼트가 들어갈 것을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두 번째 연장전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우승 경쟁자 전인지(23)와 렉시 톰슨(미국)은 ‘주타누간의 시대’가 열렸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가벼운 미소를 지은 둘은 주타누간의 우승을 축하해줬다.

아울러 시즌 첫 우승에 목마른 전인지로선 지난달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톰슨에 이어 이번 매뉴라이프 클래식에선 주타누간에 발목이 잡힌 형세가 됐다.


전인지, 2017시즌 4번째 준우승

12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캠브리지의 휘슬베어 골프클럽(파72·6,613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2017년 14번째 대회인 매뉴라이프 클래식(총상금 170만달러) 마지막 날. 스포트라이트는 챔피언조의 세계랭킹 4위 톰슨과 바로 앞조에서 경기한 세계 5위 전인지, 세계 2위 주타누간의 우승 경쟁에 맞춰졌다.
공교롭게도 이들 셋은 이번 대회 출전자들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톱3’다.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3위 유소연(27)이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인지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나흘 동안 합계 17언더파 271타의 성적을 거둔 전인지는 이날 3타를 더 줄인 세계랭킹 2위 주타누간, 타수를 줄이지 못한 세계 4위 톰슨과 나란히 공동 선두에 올라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파4)에서 치른 연장전은 첫 홀에서 우승자가 가려졌다. 전인지와 톰슨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한 뒤 시도한 주타누간의 먼 거리 버디 퍼트가 그린을 가로질러 그림처럼 홀컵에 떨어지면서 두 번째 연장전 기회 없이 그대로 승부가 결정됐다.

이로써 전인지는 우승 없이 시즌 네 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앞서 3월 파운더스컵과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에 올랐고, 지난달 킹스밀 챔피언십에서는 단독 2위를 차지했다. 전인지의 최근 우승은 작년 9월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이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톰슨에 2타 뒤진 단독 3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전인지는 14번홀까지 제자리걸음을 한 뒤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추격에 다시 힘을 냈다.

이어 19언더파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던 톰슨에게 3타 뒤처져 있던 전인지는 16번홀(파5)에서 약 5m 거리에서 시도한 이글 퍼트가 홀을 돌아 나와 버디로 1타를 줄인 게 아쉬운 장면이었다.
톰슨과 격차를 2타로 좁힌 전인지는 톰슨이 17번홀(파3), 18번홀에서 연달아 짧은 파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동타를 이뤄 연장에 진출했다.
만일 이글 퍼트가 들어갔더라면 연장전 없이 우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최종 라운드에서 전인지의 퍼팅감(25개)은 이번 시즌 들어 최고 수준이었지만, 샷이 따라주지 못한 탓에 기대만큼 버디를 뽑아내지 못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그린 적중률 77.60%(4위)로 정교한 아이언 샷감이 주 무기였던 전인지의 이날 그린 적중률은 44.4%에 그쳤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이었던 연장에서는 퍼트가 버디로 연결되지 않았다.


주타누간, 우승으로 자축한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지난 2015년 2월 초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박인비(29)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만 17세 9개월 7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바로 직전에 열렸던 LPGA 투어 2015시즌 개막전 코츠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던 리디아 고는 우승이 아니라 준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을 조금 아쉬워한 바 있다.

하지만 리디아 고로부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건네 받게 될 주타누간은 우승으로 ‘넘버원’ 등극을 자축했다.

주타누간은 이 대회 전까지 랭킹 포인트에서 리디아 고에게 불과 0.01점 차로 뒤진 세계 2위였다. 2015년 10월부터 85주 연속(총 104주간) 세계 1위를 지켜왔던 리디아 고는 당분간 추격자가 된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캐나다 여자오픈 이후 약 10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6승째를 거둔 주타누간은 우승 상금 25만5,000달러(약 2억8,000만원)를 보태 시즌 상금 95만4,279달러가 되면서 유소연(91만2,820달러)을 따돌리고 이 부문 랭킹에서도 1위가 됐다.


흔들린 톰슨, 시즌 첫 다승자 기회 날려

톰슨은 16번홀까지 공동 2위 전인지, 주타누간에게 2타를 앞서 있었으나 17번홀에서 약 3m, 18번홀에선 1.5m 거리의 파 퍼트를 연달아 놓치는 바람에 다 잡았던 우승을 놓쳐버렸다.

올해 LPGA 투어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14개 대회가 열렸지만, 매번 다른 우승자를 배출하며 시즌 2승 선수의 탄생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지난달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톰슨이 우승했더라면 시즌 첫 2승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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