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첫날 8언더파 공동1위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평균 265야드 이상은 보냅니다. 지금까지 대회를 치르면서 저보다 거리가 멀리 나가는 선수는 없었던 것 같아요.”

27세의 늦은 나이에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에 합류한 ‘늦깎이 신인’ 이나경이 12일 경기도 용인의 수원 골프장(파72·6,494야드)에서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첫날 ‘깜짝’ 선두에 나섰다.

이나경은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골라내 8언더파 64타를 기록, 김자영(26)과 나란히 공동 1위에 올랐다. 작년 장수연이 우승하면서 최종 라운드 때 세운 코스레코드(65타)를 1년 만에 갈아치운 그는 코스레코드 상금으로 300만원을 받는 기쁨도 누렸다.

2009년 프로 자격을 땄지만, 지난해까지 8년간 2부 투어(드림투어)에서만 뛰었던 이나경은 지난겨울 응시한 시드전에서 54위로 간신히 올해 KLPGA 투어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첫 무대인 지난달 삼천리 투게더오픈에서는 2라운드에서 무려 82타를 쳐 컷 탈락했고,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는 25위를 차지했지만 이어진 두 차례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출전한 4개 대회에서 ‘언더파’ 스코어는 넥센·세인트나인 1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한번 친 게 유일하다.

특이한 점은 161cm의 키에 유연한 체질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파워를 앞세워 이번 시즌 드라이브 비거리 부문 1위(267.67야드)를 달린다. 이는 작년 장타 1위에 올랐던 박성현(24)의 시즌 평균(265.59야드)보다 앞서는 기록이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미 소문 난 장타자인 이나경은 "내 장기인 장타 덕을 톡톡히 봤다"고 말하면서 "나보다 멀리 치는 선수는 아직 못 봤다"고 말했다. 2부 투어에서 8년을 보내면서 겨뤄본 김세영(24)과 장하나(25)도 비거리에서는 앞섰다고 말하며 웃었다. 현재 미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김세영과 장하나는 투어 대표 장타자다.

아울러 그는 “박성현이나 (현재 장타 부문 2위인) 김민선(23)과는 같이 쳐 본 적이 없어 비거리를 견줘볼 기회가 없었지만, 뒤지지 않을 것 같다” 덧붙였다.

상당한 장타자인데 오랫동안 성적이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나경은 “티샷이 실수가 나면 크게 밀리는 편이다. 해저드나 OB(아웃오브바운즈)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수원CC는 크게 미스샷이 날 만한 코스가 아니라서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부 투어를 뛸 때 2년 정도 쉬었던 이나경은 "월급 70만원을 받는 골프장 연습생 겸 진행 직원으로 일하기도 했는데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어 오히려 행복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로서 아쉬움이 남았다. 이대로 포기하기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쌓은 골프 경력이 아깝다는 생각에 다시 투어에 도전했다"고 투어에 돌아온 계기를 밝혔다.

신인으로서 "시드 유지"라는 목표를 세웠다는 그는 “골프가 하루 잘 친다고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치고 올라가서 ‘이나경’ 이름 석 자를 팬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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