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서 KLPGA 개인통산 4승 달성… 준우승은 배선우

김민선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이 코스를 몇 번 경험해보니 조급해하지 않고 인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다리면서 치다가 기회가 올 때 놓치지만 않는다면, 우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정된 경기력으로 사흘 연속 선두 유지

한층 노련해진 김민선(22)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5억원)에서 지난해 박성현(24)의 우승에 이어 2년 연속 장타자가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23일 경남 김해의 가야컨트리클럽 신어·낙동 코스(파72·6,81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 김민선은 보기 없는 깔끔한 플레이를 앞세워 버디 4개를 골라내고 4언더파 68타를 쳤다.

대회 첫날 6언더파 66타를 몰아쳐 이선화(31)와 함께 순위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린 뒤 둘째날 1타를 더 줄여 배선우(23)와 공동 선두를 유지했던 김민선은 사흘 동안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의 성적을 거둬 2위 배선우(8언더파 208타)를 3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시즌 첫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우승상금 1억원을 보태면서 시즌 상금 4위(1억6,380만원)로 뛰어올랐다.


‘장타퀸’ 1순위 후보

김민선은 박성현이 빠진 국내 여자골프에서 ‘장타퀸’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지난겨울 훈련 때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서 근육량이 늘었다는 김민선은 “특히 하체가 더욱 튼튼해졌는데 바지 사이즈가 작아서 한 치수 더 크게 입는다”며 “웨이트를 통해 하체가 잡히면서 티샷의 방향성이 더욱 안정적으로 됐다고 생각한다. 작년과 치는 것은 똑같은데 거리도 더 나간다”고 설명했다.

2013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같은 골프장에서 개최되고 있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는 전장이 긴 코스가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KLPGA 역대 최장거리 코스(6,856야드)로 장타자의 활약이 돋보였다. 실제로 2016시즌 KLPGA 투어 드라이브 비거리 부문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던 박성현과 김민선이 각각 우승과 준우승의 성적표를 받았다.

장타자에게 유리한 이번 대회에서 김민선은 개막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 투어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또한 이번 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5개 대회에 모두 출전한 김민선의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263.42야드로, 전체 선수 중 1위로 올라섰다.

2014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4년차가 된 김민선은 매년 꾸준히 1승씩을 거둬왔다. 아직 시즌 2승 이상을 해본 적이 없는 그는 이번 시즌 목표로 ‘3승’을 밝혔다.


조바심 컨트롤한 정신력 돋보여

“저는 항상 조급함이 문제가 됐다. 작년에도 3번홀에서 욕심을 내다가 OB를 기록한 적이 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잘 쳐야겠다.”

김민선이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밝힌 각오처럼, 이날 노련하게 코스를 운영했다. 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은 김민선은 배선우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챔피언조에서 동반 경기한 배선우는 4번홀(파4)에서 버디로 응수하면서 공동 선두에 복귀했지만, 6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이 틈을 타 김민선은 7번홀(파4)과 10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 배선우와의 격차를 3타 차로 벌리며 달아났다.

이후 김민선은 15번홀(파4)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진 뒤 페어웨이로 레이업하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94m 거리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핀 가까이 떨어뜨려 파로 막아냈다. 막판 16번홀(파5)에서 배선우가 버디를 잡아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17번홀(파3)에서 파퍼트를 놓치면서 3타 차 간격을 유지한 채 마지막 18번홀(파4)에 들어섰다. 둘은 나란히 버디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김민선이 친 4언더파 68타는 최종 라운드 ‘데일리 베스트’ 성적이다. 선두로 나서 추격의 압박감 속에서 보기 없이 타수를 줄여나가는 강심장의 면모도 보여줬다.


한편 올해 첫 대회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제패한 김해림(28)은 이날 1타를 더 줄이면서 단독 3위(6언더파 210타)에 올랐다. 지난주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준우승한 박결(21)은 마지막 날 15번홀(파4)에서 나온 이글에 힘입어 공동 4위로 마감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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