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연·전인지가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로 마쳤다. 전인지 사진=L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하우섬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6,397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은 ‘관록의 샷’을 앞세운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우승컵이 돌아갔다.

그러나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해 나흘 연속 선두권 자리를 지켜낸 장수연(23·롯데)은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안정된 경기력으로 세계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마지막 날 유종의 미를 거둔 전인지(23) 역시 2년 연속 이 대회 상위권에 입상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장수연과 전인지는 보성 득량중과 함평 골프고를 함께 다닌 친구 사이다. 2013년 전인지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할 때 마지막 날 장수연이 전인지의 캐디를 맡았을 정도로 허물이 없다.

둘은 작년 이 대회에서는 나란히 챔피언조에서 동반 플레이한 경험도 있다. 당시 초청 선수로 출전한 장수연이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케이티 버넷(미국)에게 1타 뒤진 2위였고, 전인지는 선두와 3타 차 공동 3위로 4라운드를 시작했다. 그러나 마지막 날 우승을 노렸던 둘은 호주교포 이민지(21)에게 우승컵을 넘겼다. 전인지는 1타 뒤진 공동 2위, 장수연은 3타 차 단독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1년 만에 다시 잡은 우승 기회

3라운드까지 54홀 ‘노 보기’로, 2위 그룹에 3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던 장수연은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았지만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를 범하면서 이븐파 72타를 적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친 장수연은 1위 크리스티 커에 3타 뒤진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이날 1번홀(파5)부터 버디를 잡아낸 장수연은 3번홀(파4)에서 정교하게 날린 두 번째 샷을 홀 근처에 붙여 여유 있게 버디를 추가하면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장수연의 첫 위기는 6번홀(파4)이었다. 칩샷의 거리가 길었고, 까다로운 그린 탓에 퍼팅도 홀과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까지 굴러가면서 이번 대회 첫 보기를 적었다. 흔들린 장수연의 샷은 좀처럼 안정을 되찾지 못했다. 8번홀(파3)에서는 그린에 못 미친 티샷과 가파른 경사를 극복하지 못한 어프로치 때문에 3타만에 그린에 올릴 수 있었고, 결국 2타를 잃으면서 커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그러나 장수연은 9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커의 추격을 따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LPGA 우승은 그리 쉽지 않았다. 커는 11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다시 공동 선두에 올랐고, 한 조 앞에서 경기한 앨레나 샤프도 꾸준히 타수를 줄이면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승부처는 14번홀(파5). 커가 먼저 버디를 낚아 단독 선두로 치고 압박하자, 흔들린 장수연은 1m가 안팎의 파퍼트를 놓치고 보기를 범했다. 기세가 오른 커는 15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잡으면서 장수연과의 격차를 3타 차로 벌렸다. 장수연은 나머지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대회 첫날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31위로 출발한 전인지는 3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쳐 단독 4위가 됐고,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 공동 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로써 전인지는 2년 연속 같은 대회에서 공동 2위에 입상했고, 장수연은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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