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가 KLPGA 투어 삼천라 투게더 오픈 2라운드 2번홀에서 티샷 전 코스 공략 고심하고 있다. 사진=KLP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4승을 기록하며 세계랭킹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장하나(25)가 국내 무대에서 개인 통산 9번째 우승을 향해 불꽃타를 휘둘렀다.

14일 경기도 용인의 88컨트리클럽 나라·사랑 코스(파72·6,58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7시즌 4번째 대회인 삼천리 투게더 오픈(총상금 9억원, 우승상금 1억8,000만원) 이틀째 2라운드. 강풍 속에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장하나는 보기 없는 완벽한 플레이로 버디만 5개를 골라내 5언더파 67타를 쳤다. 2라운드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다.

1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쳐 공동 81위까지 처졌던 장하나는 중간합계 2언더파 142타를 기록, 하루 만에 72계단 상승한 공동 9위로 도약하면서 우승 가시권에 이름을 올렸다.
1·2라운드 합계 4언더파 140타의 성적을 낸 공동 선두인 안시현(33), 김아림(22), 박민지(19), 그리고 국가대표 아마추어 이소미(18)와는 2타 차로, 남은 이틀 동안 역전이 가능한 성적이다.

이틀째 경기를 마친 장하나는 “첫날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부담감이 있었지만 매 홀이 마지막인 것처럼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면서 “바람이 셌지만 최대한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했고, 일단 그린에 올리기만 하자는 생각으로 쳤는데 실수 없는 좋은 하루가 됐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1라운드 때는 코스에 OB도 많고 빠른 그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장하나는 “오늘 날씨가 안 좋아서 차분히 기다린 것과 언더파에 대한 욕심을 버린 것이 좋은 플레이로 연결된 것 같다”면서 “최종합계 8언더파 정도를 목표로 하면 우승까지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이날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려는 생각만 했고,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를 많이 잡았다. 조금 더 안전하게 치자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이 ‘노 보기’ 경기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하나는 베트남에서 전지 훈련한 게 강풍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바닷가 바로 옆이라 바람이 정말 강했다. 3~4클럽을 더 봐야 하는 바람이 부는 곳에서 훈련해서 바람에 강해진 듯하다”고 언급했다.

이 대회에 첫 출전한 장하나는 “사실 그린 스피드가 빠르면서 경사가 있어서 공이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플레이가 될까 생각했지만 막상 경기를 시작하고 보니 공이 잘 멈췄다”면서 “그래도 어렵긴 어려운 것 같다. OB도 많고, 스피드도 빠르고. 미국은 그린 스피드가 빨라도 경사가 심하지는 않다. OB도 없어서 마음이 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 대회에서 톱텐에 들면 미국에서도 톱텐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 미국에 진출해 지금까지 LPGA 투어 4승을 거둔 장하나는 “LPGA에 루키로 가면서 부담도 많이 됐다. 하루 빨리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에 조급함이 앞섰다. 계속 우승을 놓치고 준우승하면서 공부가 많이 됐고 기다릴 줄 아는 선수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에서는 ‘얼리 스타터 플레이어(시즌 초반부터 우승을 다투는 선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 국내 투어를 뛸 때는 ‘슬로우 스타터’였다. 가을쯤 좋아졌었는데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의 공부와 한국에 돌아와서는 편한 마음, 이 두 가지가 시너지를 이뤄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여러 가지 힘든 일을 겪었던 장하나는 “솔직히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병원에 일주일 이상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문을 연 뒤 “사실 연예인이나 스포츠인처럼 화려한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호불호(좋음과 좋지 않음)는 항상 있다고 생각한다. 오버하는 거 아냐? 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인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에게 좋은 의미로 인식될 수 있고, 사람들의 머릿속에 (긍정적으로) 각인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어 장하나는 “주먹 세리머니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해오던 것이지만 방송에 나가면서 안 좋게 보시는 분들도 있으셨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주먹 세리머니’는 안 하는 선수가 없을 정도로 대중적이고, 갤러리도 함께 환호하는 일종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며 “비난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걸 안고 가는 것이 진정한 프로다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한국에 올 때마다 두려움보다 기대감이 더 많고, 개인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한층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올해 목표로 5승을 잡았다”는 장하나는 “전지훈련 때 열심히 했기 때문에 아쉬움 없는 훈련기간을 보냈다고 자부한다. 못해도 3승을 하겠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근데 초반에 너무 일찍 우승하면서 방심했던 것이, 지난 LPGA 투어 기아클래식에서의 부진으로 나타났던 것 같고, 되새김질하면서 초심을 잡으려고 노력 중이다. LPGA 대회는 3개 정도 못 나갈 것 같아서 총 30개 정도 나가려고 계획했다”고 밝혔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