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라운드 맹타로 우승 경쟁 합세…2타차 공동 4위

조던 스피스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마스터스에서 역전 우승을 노리는 것은 새로운 경험입니다. 5위를 하든 10위를 하든 제겐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우승을 위해 ‘올인’할 겁니다."

‘쿼드러플 보기’ 악몽을 극복하고 우승 경쟁에 뛰어든 ‘마스터스의 사나이’ 조던 스피스(미국)가 최종 라운드에 앞서 각오를 밝혔다.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셋째날. 스피스는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대회 첫날 경기가 끝날 때만 하더라도 40위권의 스피스가 우승을 다투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 작성한 3오버파 75타는 지금껏 스피스가 마스터스 대회에서 기록한 최악의 성적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1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찰리 호프먼(미국)과는 10타 차였고, 특히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스피스는 첫날 15번홀(파5)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적어냈다. 그는 작년 이 대회에서도 마지막 날 선두를 달리다 12번홀에서 한번에 4타를 까먹는 대참사를 당하면서 역전패, 대니 윌릿(잉글랜드)에게 그린재킷을 내준 뼈아픈 경험이 있다.

그러나 스피스는 주저앉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공동 10위로 뛰어올랐다. 1년 전 악몽의 12번홀과, 전날 쿼드러플 보기를 기록한 15번홀은 모두 파로 막아냈다.

3라운드에서는 6번홀(파3) 버디를 시작으로 8번홀(파5)과 9번홀(파4)에서 잇달아 버디를 낚았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도 과감한 선택과 정교한 샷으로 타수를 줄여나갔다. 13번홀(파5)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소나무 사이로 떨어졌지만, 레이업 대신 직접 그린을 공략했다. 나무 사이로 친 스피스의 샷은 홀에서 10m 지점에 멈춰 섰고, 결국 이 홀에서 버디를 낚았다. 스피스는 두 번째 샷을 하기 전 캐디에게 "아놀드 파머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을까"라고 질문한 뒤 정면돌파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마스터스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골프 전설’ 아놀드 파머(미국)를 추모하는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스피스는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만한 샷을 날려야 한다. '아놀드 파머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도 그런 의도를 담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15번홀(파5)에서는 그림 같은 웨지샷으로 버디를 성공하면서 쿼드러플 보기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다만 15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골라낸 스피스는 16번홀(파3)에서 나온 보기가 아쉬웠다.

3라운드 선전에 힘입어 사흘 동안 합계 4언더파 212타를 기록한 스피스는 공동 선두(저스틴 로즈, 세르히오 가르시아)에 2타 뒤진 공동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마지막 라운드만을 남겨둔 현재 1~3라운드 합계 ‘언더파’를 적어낸 선수는 공동 9위까지 단 10명에 불과하다. 스피스는 최종라운드 성적에 따라 우승도 가능한 상황을 만든 셈이다. 10일 열릴 4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에 성공한다면, 스코어카드에 '9'를 적어내고 우승하는 첫 번째 선수로 기록된다.

2014년 첫 출전부터 4년 연속 마스터스에서 경기하는 스피스는 2015년 우승했고, 2014년과 작년에는 공동 2위에 올랐을 정도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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