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오는 6월 17일 만 47세가 되는 베테랑 필 미켈슨(미국)이 ‘명인들의 열전’ 마스터스 골프대회 첫날 선두권에 이름을 올린 뒤 우승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1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 이날 시속 60㎞ 안팎의 강풍이 대회장을 강타했다. 유리알 같은 그린에 강한 바람까지 더해지자 세계 정상급 선수들조차 스코어카드에 오버파를 적어냈다.

2013년 호주 선수로 유일하게 마스터스 정상에 올랐던 애덤 스콧은 14번홀(파4)에서 1m 퍼팅이 바람 때문에 계속 굴러가 4m짜리 퍼팅이 되자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상황인지 아슬아슬하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마스터스의 사나이’ 조던 스피스(미국)도 강풍 앞에 무릎을 꿇고 스콧과 나란히 첫날 3오버파 75타(공동 41위)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올해로 25번째 마스터스에 출전(23년간 개근)하는 미켈슨은 공동 4위에 오르면서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초반 2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면서 갤러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고, 이후 버디 3개와 보기 4개를 더해 언더파(1언더파 71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이처럼 미켈슨이 올해 마스터스에서 선전한 이유 중에는 경험 외에도 아이러니하게 ‘바람’도 작용했다.

"바람이 좋다"는 미켈슨은 "바람은 선수들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은 특정 홀에서 실수하면 타수가 급격히 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미켈슨은 "난 이곳에서 수많은 경기를 해본 경험이 있어서 어느 곳을 공략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라고 강조하면서 "설사 이곳에서 실수하더라도, 아주 잘못된 지역에 공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파 세이브의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우즈와 함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 인기 스타로 꼽히는 미켈슨은 PGA 투어 개인 통산 42승 가운데 5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일궜다. 그 중 마스터스에서 3번(2004년, 2006년, 2010년) 우승한 경험이 있는 미켈슨은, 잭 니클라우스(6회)와 아놀드 파머(4회), 타이거 우즈(4회)에 이어 마스터스 다승 4위에 올라 있다.

현재 마스터스 역대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니클라우스는 최고령 우승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니클라우스는 만 46세 2개월이었던 1986년 마스터스 대회 때 6번째 그린재킷을 입는 데 성공했다. 2013년 7월 브리티시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뒤 PGA 투어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미켈슨이 이번 마스터스에서 우승한다면 니클라우스의 최고령 우승 대기록을 뛰어넘게 된다.

한편 미켈슨은 지난해 두 차례나 탈장 수술을 받은 뒤 3개월간의 재활을 거쳐 올해 복귀했다. 최근 우승은 없었지만 꾸준한 성적을 거둔 미켈슨은 특히 세계 정상급 선수들만 참가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7위를 기록했고, WGC 델 매치플레이에서 8강에 오르는 등 큰 대회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린재킷을 향한 도전에 나이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자신하고 있는 미켈슨은 최근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와 인터뷰에서 “나이에 대해서는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수십 년 전에 비해 최근에 골프에서 나이는 큰 요소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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